‘치악산’ 원주시와 갈등에 “제목 변경 가능, 상생하고파”[MK현장]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8. 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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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포스터. 사진|와이드릴리즈
원주시와 갈등 중인 영화 ‘치악산’ 측이 제목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며 상생과 합의를 바랐다.

3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김선웅웅 감독과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참석했다.

이날 김선웅 감독은 “허구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SNS상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를 이룬 괴담에서 시작됐다. 그 괴담을 재구성해서 공포 콘텐츠로 다가기 위해 만들었다”며 “제가 공포 영화로 데뷔했고 괴담에 관심이 많았다. 치악산 괴담을 알게 됐고 재미있을 것 같더라. 절단면이 깔끔하게 잘렸다는 게 흥미로웠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구설에 오를 거라고 생각하고 임한 게 아니다. 이 영화가 단순히 허구의 괴담을 만든 걸로 공포 콘텐츠로 즐겨달라. 이런 갈등 관계는 만든 사람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원주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같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원만히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논란에 휩싸였던 포스터에 대해서는 “슬래셔 및 공포 장르의 해외 영화제를 겨냥해 개인적으로 만들어서 페이스북에 지인 공개로 올렸다. 어떻게 유포됐는지 모르겠지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번 작품으로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 윤균상도 이번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저희가 예상하지 못했다. 기사로 접하게 되고 많이 당황했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서로간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찍은 배우 입장에서 제작사와 원주시의 원만한 합의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서 원주시는 ‘치악산’ 제작사 측에 “사실이 아닌 괴담 수준의 내용으로 국립공원 치악산과 주변 지역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며 제목 변경을 요구했다.

원주시는 제작사에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 삭제 등을 요청했다.

‘치악산’ 스틸. 사진|와일드릴리즈
김선웅 감독-윤균상-김예원-연제욱-배그린. 사진|와이드릴리즈
오성일 프로듀서는 간담회 종료 후 원주시와 갈등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원주시에서 처음 연락이 와서 지난 23일 원주시를 방문했다. 원주시에서 제목 변경, 영화에 나오는 치악산 대사 삭제 및 묵음 처리, 혐오 포스터 삭제를 요청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걸 고민해보겠다고 하고 24일 재방문했다. 제목 바꾸는 것과 대사 삭제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다. 대사를 바꾸는 부분은 힘들 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 혐오 포스터 삭제는 그 즉시 실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원주시와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제목 변경까지 말씀을 드렸다. 원주시가 그날 오후에 제목 변경해도 소용이 없다고 인터뷰했더라. 인터뷰로만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서 공문을 발송했는데 답변을 못 받았다. 개봉 전까지 원주시와 원만한 협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통해 서로 와전이 되고 저희에게 신뢰를 잃은 것 같다. 그 당시에 원활하게 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이라도 원활하게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 프로듀서는 제목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어놨으나, 영화 안에 등장하는 치악산 대사 처리를 묵음으로 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제목 변경 가능하다고 공문을 보냈다. 그런데 영화 안에서 치악산 대사를 묵음으로 할 수가 없다. 그건 무리가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 프로듀서는 “영화 수위는 원주시에 미리 이야기 드렸다. 영화를 보고 나면 수위가 높거나 치악산이 무서워서 못 갈 것 같은 분이 몇 분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저희는 그래서 원주시민을 위한 시사회, 배우들이 치악산 둘레길을 함께 돌면서 홍보 캠페인을 같이 하자고 말씀드렸는데, 아직 수용이 안 되고 있다”며 해결 방향을 찾기 위해 고심 중임을 드러냈다.

앞서 ‘곡성’ ‘곤지암’ 등도 개봉 전 실제 지명을 사용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는 제작 전 제목에 대한 고민이 없었냐는 질문에 “아이템적인 부분을 찾다가 괴담을 보고 영화화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유튜브에 괴담이 올라와서 차용했다.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애초부터 자막 고지를 했다. 이전에 작업할 때 제목 문제는 아니어도 항의가 들어올 때 자막 고지로 원만히 넘어간 적이 있다. 몸에 배인 것처럼 자막 고지를 한 것 같은데, 이렇게 커지리라 생각을 못 했다”고 털어놨다.

원주시는 현재 영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오 프로듀서는 “아직 논의 해본 적은 없다. 원주시와 협의를 위해 강원도청과 쪽을 콘텐츠를 이해해줄수 있는 분들과 이야기해서 원활히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치악산’은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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