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쓰는' 프런트와 돈 '막 쓰는' 프런트[스조산책 MLB]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올시즌에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이 확실시된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꺾고 4연승을 질주하며 83승49패를 마크했다. 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승차가 14.5경기로 더 벌어졌다. NL 승률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는 4경기차 추격 중이다. 애틀랜타는 NL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맞붙을 수 있으니 홈어드밴티지를 위해선 고삐를 늦춰선 안된다.
다저스는 5월까지만 해도 불안했다. 주력 투수들의 줄부상과 부진이 이어져 지구 2~3위를 오르내렸다. 그러나 다저스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뉴욕 메츠를 꺾고 지구 선두로 올라선 뒤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따돌리고 독주체제를 굳혔다.
팬그래프스는 30경기를 남긴 다저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할 확률을 99.9%로 제시하고 있다. 다저스는 2021년 제외하고 2013년부터 작년까지 10년 동안 총 9번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애리조나, 최근 돈을 물쓰듯 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도전장을 던졌으나, 다저스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처럼 다저스를 오랫동안 강팀 반열에 머물게 한 주인공이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이다.
2004년 탬파베이 레이스에 입사해 운영 파트에서 경력을 쌓은 프리드먼은 2014년 11월 다저스 구단주이자 CEO인 마크 월터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이고 역사적인 다저스와의 동행을 시작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다저스는 2013년과 2014년, 최강 선발 트리오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류현진을 앞세워 2년 연속 지구 정상에 올랐다. 기본적인 전력에 다시 그림을 그리고 빈 곳을 채우는 실무 최고 책임자로 프리드먼은 역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고연봉 베테랑 핸리 라미레즈, 맷 켐프, 디 고든, 브라이언 윌슨, 댄 하렌을 정리했고, 팜 시스템 강화에 주력했다. 타성에 젖은 돈 매팅리 감독과 이별하고 데이브 로버츠 신임 감독을 앉혔다. FA 잭 그레인키를 떠나보낸 대신 중저가 스캇 캐즈미어와 마에다 겐타를 데려와 선발진을 보강했다.
2016년 이후 다저스의 전력 보강 형태를 보면 거물급 FA 영입은 없다. 취약 포지션에 대해선 트레이드와 중저가 FA 시장을 공략했다. 2018년 코리 시거가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자 매니 마차도를 트레이드해왔고, 2020년 초에는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리드오프로 무키 베츠를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트레이드해왔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021년 여름에는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맥스 슈어저와 유격수 트레이 터너를 영입해 8년 연속 지구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유망주 육성도 심혈을 기울였다. 다저스 팜 출신 스타로 시거와 코디 벨린저, 작 피더슨, 훌리오 우리아스, 워커 뷸러 등이 꼽힌다. 자체 팜에서 스타플레이어를 끊임없이 배출하는 팀은 다저스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프리드먼 사장은 위험 회피적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ESPN은 최근 '프리드먼 사장은 FA 시장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다저스가 페이롤이 높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무모하게 위험한 계약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저스행이 유력한 오타니 쇼헤이가 팔꿈치 부상을 입자 프리드먼 사장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부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커쇼를 두 번이나 침착하게 1년 계약으로 잡은 것, 작년 3월 FA 프레디 프리먼이 원소속팀 애틀랜타와의 협상을 접자 곧바로 접촉해 6년 1억6200만달러에 계약한 것을 두고 프리드먼의 진가가 드러났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왔다.
베츠를 보스턴에서 데려온 직후 12년 3억6500만달러에 묶은 건 실력과 건강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과 작년 3번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베츠는 올시즌 풀타임으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겨울 1년 100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베테랑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는 지난 23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92경기에서 타율 0.256, 25홈런, 78타점, OPS 0.856을 올리며 벌써 연봉 이상의 몫을 해냈다. 프리드먼 사장이 단행한 FA 계약과 트레이드에서 실패보다는 성공 사례가 훨씬 눈에 띈다.
반면, 올해 강력한 서부지구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샌디에이고는 어떤가.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매드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목표를 정해 놓으면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들기 때문이다. 선수 영입에 있어 공격적이고 모험적이다. 성공과 실패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주로 스카우트로 일하다 부단장 자리까지 오른 프렐러는 2014년 8월 샌디에이고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는 작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NL 챔피언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트레이드와 FA 시장에서 데려온 매니 마차도, 후안 소토,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 등 외부 영입파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여기에는 물론 김하성도 포함된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올시즌 개막 페이롤 2억4900만달러로 다저스를 제치고 전체 3위에 올랐음에도 가장 실망스러운 성적을 낸 팀으로 꼽힌다. 최근 씀씀이가 꽤 컸다. 프렐러 단장이 최근 3년간 5년 이상 장기계약한 선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달러),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달러), 다르빗슈 유(6년 1억800만달러), 조 머스그로브(5년 1억달러), 로버트 수아레즈(5년 4600만달러), 매니 마차도(10년 3억5000만달러), 제이크 크로넨워스(7년 8000만달러) 등 7명이나 된다. 이중 올해 제 몫을 하는 선수는 타티스 밖에 없다. 무분별했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재밌는 건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12월 FA 애런 저지에게 12년 4억1500만달러를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보가츠를 영입한 뒤에도 저지에게 그런 거액을 쓸 생각이었다는 얘기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현재 62승72패로 다저스에 22경기차나 뒤져 있다. 벌써 오프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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