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 상상인 "매각 확정 아냐...다양한 방안 고심중"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에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매각 가능성
상상인 측은 "매각 확정 아니다..다양한 방안 고심중"
8월 31일 상상인 주가 전거래일 대비 7%대 급락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에 따라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들의 매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상상인 측은 "아직 매각이 확정되지 않았고 다양한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결정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 3월말 기준 각각 3조2867억원, 1조5637억원으로 두 저축은행의 자산을 합치면 4조7994억원이다. 두 저축은행은 상상인이 100% 소유하고 있으며, 상상인의 대주주는 지분 23.33%를 보유한 유준원 대표다.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이 결정된 가운데 유준원 대표는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2주 내에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대주주로서 자격이 없어지고 6개월 안에 대주주 보유 지분 중 10% 이내로 남기고 강제 매각을 명령받는다.

자산순위 업계 7위사인 대형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번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은 유 대표 및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금융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대법원이 금융위 징계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금융위는 2019년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유 대표에 대해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미준수·허위보고, 불법 대출 혐의로 과징금 15억2100만원과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금융당국이 매각을 명령하면 이들 저축은행은 매각 계획을 보고하거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 소송에 나서야 한다.

상상인 측은 '현재 대주주 적격성 충족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중'이라며 매각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 충족 명령에 대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상상인그룹의 주요 계열사이고 오랫동안 관련업을 해온 만큼 매각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매각 이외에도 △대주주 보유 지분 전체 매각 또는 90% 매각하는 방법과 △대주주 자격을 내려놓고 지분을 양도하는 방법 △금융위 명령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행정소송에 나서는 방법 등이 가능하다.

한편 상상인 저축은행들이 매각될 경우 예금자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지분만 매각돼 대주주만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에 큰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범죄 혐의에 따른 평판 리스크로 예금 이탈도 예상할 수 있으나, 이 역시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 소식에 상상인 주가는 7%대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상인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7.53% 하락한 460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