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카드, 美서 수수료 올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자국 내 결제수수료 인상을 추진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카드 업체가 각각 오는 10월과 내년 4월 수수료를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카드 업계는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연간 5억2000만달러(6600억원)의 수수료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주로 온라인 상점에만 해당할 전망이다. WSJ은 카드 수수료는 판매자가 부담하지만 결국 소비자에 전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CMSPI에 비자와 마스터가 수수료 인상으로 확보하게 되는 추가 수수료 6600억원 가운데 절반은 네트워크 비용이고, 나머지는 거래수수료라고 분석했다. 네트워크 비용은 이들 신용카드사, 거래 수수료는 신용카드 발급 은행 몫이다.

온라인 판매업자는 고객들이 물건을 사고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수수료를 지불한다. 온라인 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는 급증해왔다. 지난해 미국 가맹점들이 비자와 마스터카드에 지불한 신용카드 수수료는 약 930억달러(123조원) 규모라고 WSJ은 닐슨리포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수수료 금액(330억달러, 44조원) 대비 세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비자·마스터카드의 수수료 인상 계획에 부정적이다. 일부 소매업체들은 수수료 일부를 가격에 포함해 소비자들에 전가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또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부담되는 소규모 업체는 직불카드나 현금, 수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우회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전미편의점협회(NACS) 법무 자문위원 더그 캔터는 "자영업자들이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로 고통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는 팬데믹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도 못했다면서 카드 수수료 인상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연방 의원 일부도 카드 수수료 인상에 우려를 나타낸다. 민주당 소속 피터 웰치(버몬트) 상원의원, 공화당 소속 J.D. 밴스(오하이오) 상원의원 등은 지난 6월 관련 법안을 다시 제출했다. 직불카드에 적용되는 법처럼 새 법을 통해 소매업체 점주들이 비자, 마스터카드 결제망을 거치지 않고 카드 결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WSJ은 "법안이 발효되면 잠재적으로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