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범죄자 10명중 4명 '마약 밀수'···4년새 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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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에서 이탈한 우리나라에서 마약 범죄로 수감된 외국인도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로 처벌받은 외국인은 최근 4년 새 5배가량 급증해 전체 마약 수감자 10명 가운데 4명을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외국인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밀수 사범 중에서는 절반가량인 약 40%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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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밀수 사범 중 절반이 외국인
역대 최대 규모 밀수도 호주 국적
“단순한 투약 범죄보다 훨씬 중대”
통관 강화 위해 인력·예산 늘려야
檢 전담 수사관 파견하고 국제회의
마약 청정국에서 이탈한 우리나라에서 마약 범죄로 수감된 외국인도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로 처벌받은 외국인은 최근 4년 새 5배가량 급증해 전체 마약 수감자 10명 가운데 4명을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다. 외국인들이 단순 투약보다 마약 밀수 통로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출입국 관리에 더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2023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로 수형된 외국인은 613명으로 전체 수형자(1657명)의 37%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사기횡령 307명(18.5%) △살인 223명(13.5%) △기타 205명(12.4%) 등이 이어졌다.
외국인 마약류 범죄자는 2018년까지만 해도 126명(9.4%)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던 범죄는 사기횡령(384명·28.7%)이었지만 현재 마약류 범죄에 역전된 상황이다.
외국인 마약류 수형자의 증가세가 특히 더 위험한 것은 이들이 단순 투약보다는 더 큰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밀수 사범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밀수 사범은 1392명으로 2018년 521명에서 약 167% 급증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외국인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밀수 사범 중에서는 절반가량인 약 40%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필로폰 밀수 사건도 외국인 사범이 저질렀다. 부산지검은 멕시코에서 필로폰 약 902㎏을 밀수한 호주 국적 A 씨를 구속 기소했고 올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확정했다. 또 광주지검은 국제우편으로 마약류를 밀수한 외국인을 집중 수사해 불법 체류 외국인 13명을 구속 기소하고 43억 2000만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또 인천에서는 아프리카에서 20억 원대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한 싱가포르인에게 1심에서 징역 10년형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마약사범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에 대해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증가하고 불법 체류자들이 본국에서 마약류를 밀반입한 뒤 한국에 머무는 자국인들에게 판매하거나 함께 투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단순한 투약 범죄가 아니라 수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마약을 들여오는 밀수 범죄는 질 자체가 다르다”며 “마약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사범 등에 의한 밀수 범죄의 싹을 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마약 수사 전문가는 “통관 강화를 위해 인력과 예산을 보강해야 한다”며 “마약류의 밀반입을 최대한 줄이고 출발지에서도 마약류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도록 국제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주요 마약 수출국에 마약 전담 수사관을 파견해 현지 수사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4월에는 태국 파견 마약 수사관이 태국 마약청과 공조해 현지에서 한국행 수화물에 은닉된 마약 6만 정을 적발해 국내 유입을 사전 차단하기도 했다.
대검찰청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를 11월 개최한다. 개최 30차를 맞아 부산에서 세계 각국의 마약 관계 기관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인터폴 등 5개 국제기구, 국내 마약관계관 200여 명 참석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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