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5년 반 동안 법카 2000억원 긁었다…휴일에도 164만원씩

업무간담회·업무추진회 등으로 사용처 기재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경남 진주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입구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부실시공 등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5년 6개월간 2000억원 이상을 법인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LH가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LH 직원들이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은 2038억5288만여원이다. 이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LH 본사와 전국 각 지사의 법인카드 사용금액을 합한 금액이다.

사용처는 주로 동호회나 사내 대학인 LH 토지주택대학교 운영과 참석 등이다. 특히 LH 직원들은 '횟집' 상호가 들어간 가게에서 26억원을 사용했으며 대부분은 업무간담회, 업무추진회 등으로 적고, 참석자 등 구체적인 내용은 기재하지 않았다.

연도별 법인카드 사용액은 ▲ 2018년 354억6000만원 ▲ 2019년 389억8000만원 ▲ 2020년 348억6000만원 ▲ 2021년 343억6000만원 ▲ 2022년 413억6000만원이다. 올해 상반기(1~7월)까지는 188억4000만원이 사용됐다. 주말과 공휴일 총 641일의 휴일에도 6033회에 걸쳐 10억5138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휴일 하루에 164만원씩 쓴 셈이다.

휴일 사용액만 연도별로 보면 2018년 3억7936만원(1349건), 2019년 2억7439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는 1억1018만원(731건), 2021년 6301만원(640건) 등으로 사용액이 줄었다. 이후 거리 두기와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지난해에는 1억6863만원(1334건)으로 다시 결제 금액이 커졌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5581만원(862건)을 썼다.

엄 의원은 "공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법인카드 사용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고 국민 누구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LH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적 남용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