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수익 효자’ 대체투자, 올해는 독(毒) 됐다

정민하 기자 2023. 8. 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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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가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한 가장 큰 원인으로 대체투자 부실이 꼽힌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벌려 놓은 부동산 PF와 각종 대체투자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대거 부실화됐다는 점이다.

검찰과 경찰은 올해 초부터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수수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사모펀드 자금 출자 과정에서 벌어진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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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넘게 공격적으로 비중 늘렸지만
금리 인상·경기 침체로 부실화
“거액 기업대출, 중앙회와 연계해야 허용”
지난 7월 4일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호평지점에서 고객들이 예·적금 상품을 해지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정민하 기자

새마을금고가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한 가장 큰 원인으로 대체투자 부실이 꼽힌다. 대출의 절반이 넘는 기업 대출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고, 검찰 수사로 사모펀드 출자 업무마저 전면 중단됐다. 지난해 실적을 견인했던 대체투자 관련 사업이 올해는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대체투자 비중을 3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레고랜드발(發) 자금 경색 사태 속에서도 수척억원대 펀드 조성에 나서며 사모펀드(PEF) 시장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렸을 정도다. 국민연금이 8%대 손실을 냈지만, 새마을금고가 운용수익률 0.61%로 선방할 수 있었던 데는 대체투자 역할이 컸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금리 상승에 조달 비용이 오르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PEF 등 대체투자 관련 수익은 전년보다 3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대체투자 수익은 1조3000억원에 달했고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를 넘었다. 특히 기업금융 부문의 PEF 관련 투자수익률은 8.4%를 넘었다.

그래픽=손민균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잇달아 발생했다. 경기 남양주시의 동부새마을금고는 600억원 규모의 PF 부실 대출로 다른 금고에 인수되기도 했다. 대체투자 부실이 심화하면서 대출 연체율이 크게 늘었고, 이게 알려지면서 뱅크런(대규모 자금 이탈 사태) 위기까지 벌어졌다.

금융권에선 새마을금고중앙회 차원에서 대체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데 따른 역효과라고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박차훈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직후부터 부동산과 기업금융, 인프라, PEF 등 대체투자의 비중을 확대해 왔다. 채권 등 안정적인 전통 자산보다 대체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자산 규모를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특히 부동산 부문의 경우 기존 대체투자본부 산하의 조직에서 지난 2020년 프로젝트금융본부로 격상되기도 했다.

문제는 새마을금고가 벌려 놓은 부동산 PF와 각종 대체투자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대거 부실화됐다는 점이다. 게다가 중앙회 차원에서 대출과 투자를 독려하면서 많은 지역 금고가 부동산 PF에 뛰어들었지만,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나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례로 금융위원회는 2021년 상호금융의 부동산·건설업 대출 비중을 총대출의 3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지만, 새마을금고는 규제에서 빠졌다.

펀드 출자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심지어 대체투자를 둘러싸고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올해 초부터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수수료를 빼돌렸다는 의혹에서 시작해, 사모펀드 자금 출자 과정에서 벌어진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대체투자본부는 모든 투자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새마을금고는 앞으로 거액의 기업 대출은 중앙회와 연계한 경우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진 개별 금고가 독단적인 결정만으로 기업 대출 취급이 가능했다. 또 급격한 자금공급 위축을 막기 위해 주택구입 자금 보증 상품 등의 건전대출 취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선 부동산·건설업 기업대출의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1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중앙회 조직개편, 전문인력 확충 등을 통해 중앙회의 여신심사·감독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라면서 “금고의 규제 회피가 예상되는 만큼, 금고의 우회 대출 실태·건전성 관리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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