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日 아들 이불 덮여 죽이고 유기한 母...시신도 못 찾아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태어난 지 3개월밖에 안 된 아들을 질식사시킨 뒤 유기한 20대 미혼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래픽=연합뉴스]

제주지검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26·여)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23일 0시쯤 서귀포시에 있는 주거지에서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의 얼굴에 이불을 덮은 채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날 오전 7시쯤 숨진 아들을 포대기로 싸고, 쇼핑백에 넣어 주거지 인근 한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B군은 출생신고는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이를 키우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자백했다. 그는 거주지 임대료가 밀려 범행 이튿날인 12월 24일까지 집을 나가야 했던 상황으로 파악됐다.

이번 범행은 지난 5월 서귀포시가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B군이 장기간 검진을 안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사 대상에 올라 덜미를 잡혔다.

당초 A씨는 서귀포시에 “대구에 있는 친부가 아들을 보호하고 있고, 6월쯤 친부가 아들을 데리고 제주에 오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B군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서귀포시는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가 계속된 추궁에 결국 범행을 털어놨다.

A씨는 법정에 서게 됐지만 피해 영아의 시신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모가 유기 장소라고 밝힌 곳은 현재 매립돼 사실상 시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수현 (soo0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