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과 상생하길"→"제목 변경 가능" '치악산', 논란에 답하다[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원주시 및 지역단체의 반발을 빚고 있는 공포 영화 '치악산'의 김선웅 감독과 제작사, 출연진이 논란에 대해 직접 답했다.
영화 '치악산' 기자간담회가 3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 그리고 김선웅 감독이 참석했다.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
'치악산'의 연출을 맡은 김선웅 감독은 "'치악산'은 허구에서 시작된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유튜브 혹은 온라인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가 있었던 괴담을 공포 콘텐츠로 재구성해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치악산' 괴담을 영화로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첫 장편도 공포영화로 데뷔했다. 도시 괴담에 관심이 많았다"며 "'치악산' 괴담을 갖고 이야기를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괴담 내용 중 절단면이 깔끔하게 잘려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자전거에 입문할 시기랑 맞물려서 그것과 결합해서 체험할 수 있는 공포에 익스트림을 더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악산 괴담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는데 절단면이 깔끔하다는 것에서 어떤 방식으로 잘렸는지에 대해 인터넷에서 여러 의견이 있었다. 나는 고도 기술이 필요하다 생각하면서 우리보다 고도화된 문명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거기에서 수메르 운명 이야기와 비행물체 이야기를 종합시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치악산'은 개봉을 앞두고 '치악산'이 위치한 원주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김선웅 감독은 "치악산이라는 영화를 처음 만들 때 이런 구설에 오를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며 "단순히 괴담을 갖고 만든 영화를 공포 콘텐츠로 즐겨주셨으면 좋겠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부분의 갈등 관계는 만든 사람의 노고를 생각하면 원만하게 해결되면 좋겠다. 원만하게 해결되는 과정에도 원주시 주민들과 상생하면서 원만한 해결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
주연배우 윤균상 역시 "예상했던 상황이 아니어서 이야기를 접했을 때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다"며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보기 전에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 입장에서 제작사와 원주시와 합의가 있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치악산' 제작사 도호 엔터테인먼트의 오성일 PD 또한 이날 현장에 참석해 논란에 대한 자세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주시와 해결을 해보고자 이야기해 보고 있는 상황인데 명확하게 해결이 안 됐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원주시에 요청받은 것은 제목 변경, 영화 속에 나오는 치악산 내용을 삭제 혹은 묵음 처리, SNS 혐오 포스터 삭제 세 가지"라며 "제목 변경이나 영화 속 대사 삭제하는 부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했고 SNS 혐오 포스터 삭제는 즉시 실행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안내 문구 역시 13일 개봉 시에는 상영 전에는 나올 거다. 제목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까지는 고지를 드렸는데, 그날 오후 바로 원주시 관계자가 제목을 변경해도 소용이 없다고 인터뷰를 했다. 제목 변경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했는데 대답 못 받은 상황이라 개봉 전까지 합의를 위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피해보상에 관한 질문에는 "이 영화가 수위가 높거나 이 영화를 보고 치악산을 못 가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시사회나 홍보 캠페인에 대한 대안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토막시체 포스터에 대해서도 김선웅 감독은 "내가 디자인하는 걸 좋아한다.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할 때도 포스터 시안을 직접 만들어왔다"며 "이번에도 국내 혹은 공식적으로 사용할 생각보다는 개인적으로 해외 슬래셔와 영화제에 시도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만들어서 SNS에 일부공개로 가볍게 올렸는데 이게 어떻게 확산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보시고 혐오감 느낀 분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라고 거듭 사과하며 "게시물을 내려간 상태고 피해가 가지 않도록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산악자전거 동아리 리더 민준 역을 맡은 윤균상은 '치악산'으로 첫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윤균상은 "작품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대본이고, 치악산의 장르가 한 번도 도전해 보지 못했던 장르라 흥미와 확신이 생겼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연기하는 게 어렵다. 서로가 느껴지는 공포감이 다르면 보는 분들도 어색하실 것 같아서 배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감독과도 회의를 많이 주고받으며 각자 색을 입혀갔다"고 연기 포인트를 답했다.
김예원은 '산가자' 멤버들을 치악산으로 안내한 현지 역을 맡았다. 김예원은 "현지가 치악산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그 외의 공간의 중간에 있는 인물이다. 알 수 없는 인물과 커넥션이 있는데 벗어날 수도 없기 때문에 미스터리한 상황을 인지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는 공포에 떠는 입장보다는 존재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사람이어서 공포감보다는 외적인 부분에 신경 썼다"며 "붉은빛에 빨려 들어가는 부분이 시그니처 신인데 자칫 어색해 보이지는 않을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고도의 기술을 사용했던 게 아니어서 걱정이 많았다"고 답했다.
양배 역을 맡은 연제욱은 저예산 영화 촬영이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 "저예산 영화라 힘드러간 불편했던 점은 없었다"면서도 "기절해 있는 장면에서 차가 안 움직이는데 사람들이 와서 (몰입이 쉽도록) 차를 다 흔들어줬다. 감동을 받기도 했다"고 특별한 기억을 밝혔다.
수아 역을 맡은 배그린은 "인원이 부족하기도 해서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서로 이야기하면서 상상력을 부여했다. 그래서 서로 의지를 많이 했고, 하이텐션을 유지해야 하는 캐릭터라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끝으로 김선웅 감독은 "치악산 원래 명산이다. 은혜를 갚은 꿩 이야기 설화로 유명해서 치악산으로 이름을 변경했다고 한다. 등산객이 80만 명이고 새로 개설된 둘레길에는 120만 명이 관광하는 대한민국 명소"라고 '치악산'을 소개하며 "'치악산' 영화는 괴담을 통한 허구로 시작된 이야기다. '곤지암', '곡성'의 사례같이 원주시 치악산과 상생하며 원주시의 또 다른 공포 콘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치악산'은 개봉 연기 없이 오는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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