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총선 해볼만한 순천 공략 “일 잘하는 지자체 인센티브”
김기현-천하람 조찬, 비주류 끌어안기
천 “잼버리, 호남의 실패로 확대해석 안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전남 순천을 찾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흥행을 극찬하며 “일 잘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인센티브를 챙기겠다”고 밝혔다. 지난 전당대회 당권 경쟁자였던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조찬 회동도 했다.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 책임론(전북), 정율성 기념공원 반대(광주)로 생긴 호남 지자체와의 반목 분위기를 여당의 전략 지역인 전남 동부에서 반전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준석계인 천 후보 끌어안기란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전북 민심이 크게 악화되고 여권이 윤석열 대통령 주도로 ‘이념 전쟁’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이라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을 지 의문 부호가 찍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장 이후 반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벌써 6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박람회를 찾았다고 한다. 가히 초대박 흥행이 아닐 수 없다”며 “노관규 순천시장을 비롯해 시청, 도청, 조직위 관계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대표는 “일 잘하는 지자체와 일을 잘 못하는 지자체 사이에 차별이 있어야 주민들의 삶이 윤택해지고 지자체도 발전한다”며 “여당과 정부는 일 잘하는 지자체에 대해선 인센티브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이 있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준비 부족으로 파행을 빚은 새만금 잼버리 사태와 대비함으로써 ‘여당 호남폄훼론’을 불식하고, 같은 호남이라도 잘하는 곳은 대접한다고 보여준 것이다. 김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박람회를) 다녀와 ‘정말 마음에 든다,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게 기억에 난다”며 “조 단위 지원을 약속받았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호남에 매월 한두차례 이상 내려온다”며 “이제 고향 같은 편안함도 느껴진다”고 구애를 펼쳤다. 특히 순천은 이정현 전 대표가 보수정당 첫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재선까지 한 지역으로,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직접 참석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공부방을 하는 등 여당의 호남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에 인지도가 높은 천 위원장이 순천에 도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천 위원장과 조찬 회동을 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주류를 끌어안는 모습도 연출했다.
김 대표 뜻대로 여당이 호남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새만금 잼버리 파행 후 책임 소재를 두고 전북과, 정율성 기념공원을 반대하며 광주와 큰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도 광주 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 정율성 기념공원에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주도한 반공 이념 전쟁은 ‘빨갱이 몰이’에 민감한 호남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에 참석해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한 전북도와의 대립, 후쿠시마 오염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슈 등으로 인한 악영향을 최전방에서 느끼는 것이 호남”이라고 토로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도민의 현재를 챙기고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을 호남 전체의 실패로 확대해석해선 안된다”며 “전북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야지, 축소·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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