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BJ 감금·폭행 피해, 자작극 아닌 실화...“범인은 남편”
BJ로 활동 중인 여성을 감금하고 폭행한 사건의 범인이 그의 남편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30일 방송한 JTBC ‘사건반장’에서는 남편 A씨에게 감금 및 폭행을 당했다는 천예서(예명 빛베리)씨의 사건이 전파를 탔다.
천씨의 최근 SNS에는 ‘죽음’, ‘살인’ 등과 같은 단어들과 함께 의미를 알 수 없는 문구를 단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해킹 당한 것 아니냐’, ‘납치를 당한 것 아니냐’ 등 누리꾼들의 다양한 추측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천씨는 지난 17일 그동안 자신이 감금을 당해있었다며 간신히 탈출해 글을 올린다며 범죄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천씨가 관심을 끌려고 자작극을 벌인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사건반장’ 측은 취재 결과 자작극이 아닌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었고, 범인은 구속 송치된 상태였다. 범인의 정체는 다름아닌 천씨의 남편 A씨였다.
방송에 따르면 천씨는 지난 13일~15일까지 약 3일간 감금을 당하고 폭행 피해를 입었다. 현재 A씨는 특수 폭행, 강간 상해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된 상태다.
천씨는 ‘사건반장’ 측과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모 인터넷 방송은 무조건 가슴 노출이 기본이라며 제게 선정적인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 처음에는 그냥 멋모르고 따랐다”라고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사람들이 아기 엄마인데 왜 가슴 노출하나. 헤픈 여자다.(라는 말을 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그때부터 ‘하기 싫다’, ‘이런 옷 입기 싫다고 말해’ 다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천씨 측 주장에 따르면, 그가 방송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A씨가 모두 관리했고, 돈은 모두 시댁과 남편이 탕진했다. A씨는 천씨에게 거짓 이혼 콘텐츠를 강요하며 동정표를 얻었고, 삽시간에 거액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A씨는 과거 천씨 방송에 출연해 자해 소동까지 벌였다. 당시 그는 “같이 가자. 인생 포기했다. (천씨가) 나보고 이혼을 하자고 하더라. 아무것도 없는 애를 이렇게 월 천만원 벌게 해놔 줬더니만”이라며 심한 욕설을 하기도 했다. 천씨는 “해당 사건 이후 정신질환으로 입원을 했다. 작년부턴 남남처럼 지냈다”라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냉전 기간에도 방송을 진행하며 돈을 벌었다. 그러다 지난 13일 감금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천씨에게 “바람 났냐”고 물었고, 천씨는 이에 “그래 바람났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남편은 천씨의 목을 조르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른 뒤 폭행했다고 한다. 또 휴대전화도 빼앗고, 화장실에서 아침까지 감금했다.
남편은 돈이 되는 물건을 다 챙겨서 밖으로 나갔고, 다행히 그 사이 천씨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되레 ‘왜 우리 집에 경찰이 있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천씨는 경찰과 동행해 그 집에서 나와 임시 숙소에서 지냈다.
그 사이 천씨는 남편에게 수십통의 전화를 받는다. ‘이혼을 해주겠다. 이혼 조건을 협의하자’는 남편의 말을 듣고 천씨는 대화를 하기 위해 결국 18시간 후인 14일 오후 6시에 다시 집으로 향한다.
천씨는 남편과 약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던 중 그에게 제안을 받는다. 그는 “남편이 갑자기 ‘마지막으로 밥을 먹게 골라라’라며 배달 앱이 켜진 휴대전화를 건네줬다. 그래서 그걸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짜 죽을 것 같아 싹싹 빌었다. 하라는 대로 다 하겠다.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들도 안 만나겠다고 했는데, 이미 늦었다고했다. 그러면서 ‘너는 이미 기회를 놓쳤어. 오늘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없어’라며 손발을 묶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천씨는 다행히 남편이 잠든 틈을 타 집에서 도망을 나왔고,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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