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G20 불참할 듯…바이든과 정상회담도 불발(상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반중연합'과 직접 얼굴을 맞대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도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회의에 임박해서야 가늠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31일 인도와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내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예정이며, 리창 국무원 총리를 대신 보내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고위관계자는 로이터에 "시 주석을 대신해 리 총리가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중국 측 외교관과 다른 G20 국가 관계자도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아직 시 주석의 G20 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시 주석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최근 미국과 부쩍 가까워진 인도 등 친미 성향 국가들에게 포위당하고 싶지 않았을거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 주석의 가장 믿음직한 우방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전범 취급을 받고 있다. ICC(국제형사재판소)로부터 수배를 받고 있는 푸틴은 이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G20에 대참시킨다고 밝힌 상황이다.
개최국 인도와의 관계는 불편하다. 인도는 중국과 브릭스(BRICS)에서 함께하고 있지만 관계는 최근 최악으로 치닫는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회의에서도 양국은 신규 회원국 가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시 주석이 대대적인 신규 회원 허용을 주장했지만 브릭스 내 반중국 라인 리더 격인 인도가 강하게 반대, 일부 국가들의 가입이 무산됐다.
회의 말미 시 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국경 분쟁을 조기 해결하고 분쟁지역인 라다크에서 군 병력을 철수키로 하면서 양국 관계도 해빙 무드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회의 종료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여지없이 관계가 틀어졌다. 중국이 2023년 판 표준지도에서 분쟁지역 영토를 중국 국경으로 표시했고, 인도가 즉각 강하게 반발하면서다.
중국 입장에선 입맛이 쓰다. 양국 상황이 말 몇 마디로 개선되기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쟁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 더 신중했어야 한다. 중국과 인도 관계가 나빠지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도에 공을 들인다. 이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호주와 만든 협의체 쿼드(Quad)에 인도를 끌어들였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붙잡아둘 필요가 있는 중국으로서는 한 층 어려운 상황이 됐다.
시 주석의 불참 가능성이 높아지고, 푸틴 대통령은 불참을 확정한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G20 참석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내달 5일 출국, ASEAN(동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G20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에서 시 주석을 만나 원전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라고 표현) 방류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는 기시다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중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강행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관심을 모았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역시 현 시점 기준 사실상 불발됐다. 무역분쟁과 양안(중국과 대만)관계 등 다양한 이슈로 엮여 신냉전 국면을 이끌고 있는 양국 정상이 대면을 통해 관계를 개선해주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양국 정상회담의 시계는 오는 11월 12~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으로 잠정 다시 맞춰졌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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