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핵심' 獨 경제 부진 장기화…성장세 회복 어렵다"

하상렬 2023. 8. 3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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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의 핵심이자 세계 4위 경제국인 독일이 부진의 늪에서 쉽사리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31일 국제금융센터는 '독일 경제 부진 장기화 배경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경제 핵심축인 독일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독일이 유로존의 '병자'(sick man)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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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보고서
"독일, 성장 반등 못하며 유로존 성장 갉아먹어"
올해 G7 유일 역성장 전망…구조·정책적 요인 기인
"과거 같은 높은 성장세 회복하기 어려울 것"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의 핵심이자 세계 4위 경제국인 독일이 부진의 늪에서 쉽사리 빠져나오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AFP)
31일 국제금융센터는 ‘독일 경제 부진 장기화 배경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경제 핵심축인 독일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독일이 유로존의 ‘병자’(sick man)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독일 경제는 경기와 물가 지표가 여타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면서 유로존 전체 경제 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독일은 올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속보치)에 그치며 경기 반등에 실패했다. 작년 4분기(-0.4%)와 올 1분기(-0.1%)에 이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하지 못한 것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독일 경제가 올해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한 역성장이 예상됐다, 내년에도 소폭 반등(0.8%)에 그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했다.

독일 경제가 부진한 것은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따랐다. 고령화, 투자 부족 등으로 자체 성장동력이 약화된 가운데 미·중 갈등, 코로나19 팬데믹, 러·우 전쟁을 거치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성장모델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선진경제부장은 “고령화로 근로연령 인구가 감소하고 투자부족으로 생산성 증가율도 둔화돼 인력부족 문제가 심화됐다”며 “제조업 성장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큰 상황에서 세계경제 둔화, 상품교역 위축,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제조업 경기가 크게 타격을 입었고 최종 수요와 자재 조달 의존도가 높은 중국 성장이 둔화되는 것도 경기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 요인도 지적됐다. 구조적 성장둔화 압력을 완충해왔던 통화·재정정책이 비우호적으로 전환됐다는 판단이다. 독일은 과거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에 수혜를 받았지만, 긴축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민간부문의 지출여력이 크게 약화됐다. 또한 2011년 이후 재정준칙 시행으로 긴축적 정책기조를 지속된 탓에 가계 구매력 약화화 투자 부족에 동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독일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성장세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강 부장은 “독일의 경우 경기민감도와 대외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금융경제여건 악화의 충격을 크게 받는 경향이 있다”며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 기후 위기, 중국 성장모델 전환 등 일부 글로벌 여건은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고 고령화, 투자 부족 등 내부 요인도 단기간 내 개선되긴 어려워 독일 경제가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세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독일 등 유로존 경제지표의 미국 대비 부진은 ECB의 정책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도 유로존 국채금리를 상승시킬 수 있고, 유로화 강세 압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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