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란 말에 미소 지은 한화 김태연, “정말 그런 선수 되도록 열심히 해야죠”
노시환, 채은성 그리고 김태연.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29일 이 셋을 묶어 “현재 타선에서 대체 불가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이들 중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태연(26)이다.
노시환은 현재 리그 홈런(29개)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고, 채은성은 후반기 들어 타격 페이스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믿을 만한 ‘해결사’라는 데 이견이 없다. 팀의 핵심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만으로도 최근 김태연의 달라진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타격 지표를 보면 최 감독의 말은 과장되지 않았다. 김태연은 올 시즌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9, OPS(출루율+장타율) 0.742, 4홈런, 22타점 등 준수한 기록을 작성 중이다. 타율과 OPS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이다. 8월 들어 치른 21경기에서는 3할 이상의 타율(0.309)을 올리며 침체에 빠진 한화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경기 수에서 알수있 듯 김태연은 시즌 초반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첫 선발 출장한 지난 4월2일 고척 키움전에서 ‘멀티 히트’를 날리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으나, 그달 중순부터 타격감이 서서히 떨어졌다. 출전 기회도 함께 줄어든 탓에 김태연은 1군에서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5월3일 2군으로 내려갔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는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 좋았던 타격감을 선보일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고 여겼다. 김태연은 2군에 있는 동안 자신의 역할을 되돌아봤다. “한정적인 기회 속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멘털을 다잡는 동시에 기술적인 변화도 가져갔다. 그는 원래 중심 이동에 초점을 맞춰 강한 타구를 만드는 타격을 했다. 2군에서 조정을 거치면서는 중심 이동에 신경 쓰는 대신 공을 끝까지 보고 ‘받아치는 타격’을 익혔다고 한다. 1군으로 돌아온 김태연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6월2일 대전 삼성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김태연은 당일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번에도 잘 친 다음 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이 생겼지만, 앞서 경험치를 쌓은 그는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해줬다.
수비에 대한 부담도 덜어냈다. 내야수인 김태연은 팀 사정 등으로 외야 수비를 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수비에 대한 부담이 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김태연은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고 뛰었지만, 영향이 없었다면 거짓말인 것 같다”며 “올해는 내가 할 수 있는 플레이 내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21시즌 53경기에서 0.301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능력을 뽐낸 김태연은 지난해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낸 뒤 올해 다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목표는 ‘팀이 원하는 타격을 하는 타자’다.
‘대체 불가 선수’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 김태연은 은은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정말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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