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 공원' 고발당한 강기정 광주시장, 처벌 가능성은?

특전사동지회, 광주지검에 고발장…법조계 "효력 없을 것"

강기정 광주시장이 28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광주시 제공)2023.8.28/뉴스1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특전사동지회가 정율성 기념공원을 조성중인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사단법인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임성록 고문은 31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에 강기정 광주시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고발장을 제출했다.

시 예산 48억원을 투입해 광주 동구 불로동 일대에 조성 중인 '정율성 기념공원'이 공산주의자를 찬양·고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고발요지다.

그는 고발장에서 "혈세 48억원을 낭비하면서 기념공원을 조성해 후대들에게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교육장을 만들고 있다"며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이적행위이자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활동을 찬양·고무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강기정 시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고발이 아무런 효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의 구성 등 목적 수행, 자진 지원·금품 수수, 잠입·탈출, 찬양·고문 등에 적용되는 형사특별법이다.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자유를 확보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특히 국보법의 해석 적용은 목적달성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검찰이 이를 들여다볼 수 있겠지만 법률상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의 취지가 중국과의 우호관계 형성 등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화한 정율성은 중국인으로, 중국은 반국가단체가 아닌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은 국가이기에 국보법 적용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특전사동지회가 이번 사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순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 상황실장은 "강기정 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는 것은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처사"라며 "명백히 국가보안법 위반 사항이 아닌데 이슈화만 시키려는 발악이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날 보수단체 집회에도 부상자회를 제외한 다른 공법단체인 5·18공로자회나 유족회가 참여하지 않았다. 회원들 다수가 부정하고 있는데 황일봉 부상자회장과 특전사회는 무엇을 하고있냐"며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직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성록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고문이 31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 민원실에서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2023.8.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였던 1914년 광주에서 태어난 항일운동가다. 1933년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했다. 이때 의열단장이자 조선혁명간부학교장이던 김원봉이 '음악으로 성공하라'는 뜻으로 '율성'(律成)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36년 '오월의 노래'를 시작으로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다.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생가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48억원을 들여 완성하기로 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은 인민해방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이라며 공원조성 사업 철회를 요구하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