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아라 김세영’ LPGA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전 세계 2위 저력 기대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30)이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12승(메이저 1승)을 거두고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전성기 재현을 위해 힘차게 날갯짓을 시작했다.
김세영은 지난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CPKC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모처럼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섰다.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과 함께 마지막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적이 많았던 김세영에게 빨간 바지는 여전히 잘 어울려 보였다.
선두 메건 캉(미국)에 3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김세영은 팽팽한 우승경쟁을 펼치다 막판에 타수를 잃는 바람에 공동 4위로 마쳤지만,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3라운드에서 홀인원과 샷이글을 동시에 잡아낸 마법은 옛 명성과 존재감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한국 K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고 2015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세영은 첫 시즌에 3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올랐고, 2020년까지 매년 우승하며 트로피 12개를 챙겼다.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 이어 펠리칸 챔피언십을 제패한 2020년에는 LPGA 올해의 선수를 거머쥐었고, 생애 최고랭킹인 세계 2위까지 치솟았다. 2018년 손베리 크리크 LPGA 클래식에서는 31언더파 257타로 LPGA 투어 72홀 최소타, 최다언더파 기록을 남겼다.
승승장구하던 김세영은 공교롭게 코로나 대유행이 닥친 2021 시즌 이후 우승하지 못했다. 2021년에는 펠리칸 챔피언십과 롯데 챔피언십 공동 2위,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3위로 우승경쟁을 펼쳤지만 지난해(톱10 5회)에는 정상에 접근하지 못했다. 올해는 지난주 성적이 첫 톱10 진입이었다. 세계 50위까지 밀렸던 김세영은 이번주 44위로 일단 브레이크를 잡았다.
김세영의 경기력은 크게 변한게 없다. 265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와 70% 안팎의 그린적중률, 퍼트수 등이 여전하지만 미세한 차이가 평균타수를 60대에서 70대로 떨어뜨렸다.
유럽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에서 연속 컷탈락 하고 난뒤 바짝 훈련에 집중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김세영은 31일부터 나흘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콜럼비아 에지워터CC(파72)에서 열리는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상승세 잇기에 나선다. 올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인뤄닝(중국), AIG 여자오픈에서 초반 돌풍을 주도한 앨리 유잉(미국)과 함께 한다.
이 대회에는 김세영 외에 세계 7위 김효주를 비롯해 최혜진, 유해란, 전인지, 이정은6 등 한국선수 15명이 참가해 세계 1위 릴리아 부, 2위 넬리 코르다(이상 미국) 등 강호들과 우승을 다툰다. 지난주 아쉽게 연장전에서 물러난 2021년 이 대회 챔피언은 고진영은 참가하지 않는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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