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고향" 순천 간 與지도부…'잼버리 반발' 달래기

순천만정원박람회 치켜세우며 '호남 홀대론' 진화
천하람 "전북 민심, 호남·수도권 선거에도 안좋은 영향…적극 대응 필요"

순천만정원박람회 둘러보는 김기현 (순천=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하고 있다. 최고위는 이날 순천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었다. 2023.8.31 iny@yna.co.kr

(순천=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31일 전남 순천을 찾아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전북 책임론' 제기와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 등으로 악화한 호남 여론을 달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은 이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를 개최했다.

김 대표 취임 후 지도부가 전남에서 최고위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최고위에서 호남에 대한 구애 발언을 쏟아냈다.

우선 김 대표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가히 초대박적 흥행", "지자체와 조직위원회, 지역주민이 합심한 모범적 사례"라고 치켜세웠다.

여당이 제기한 잼버리 사태의 '전북 책임론'은 전북도라는 지자체의 준비성 문제를 지적한 것일 뿐, '호남 홀대'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또 "요즘 저는 호남에서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고 있다"며 "고향 같은 편안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굳게 닫혔던 호남 민심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그 진정성이 마음에 닿아 결과로써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 대표 등 지도부는 현장 최고위 개최에 앞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해 노관규 순천시장으로부터 박람회 진행 상황과 애로 사항 등을 청취했다.

특히 김 대표는 조찬을 함께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예정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해 노 시장과 동행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천 위원장과 조찬은 김 대표 제안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김 대표와 천 위원장은 호남 민심 동향, 당과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천 위원장은 조찬 후 취재진과 만나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전북 민심이 심상치 않은데, 이는 호남, 나아가 수도권 선거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김 대표도 전북의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계신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자신 소신을 이야기하더라도 '배에 안 태워준다' 이런 협박을 안 당하는 쪽으로 가야 정말 제대로 된 통합이 이뤄지는 게 아니겠느냐는 말씀도 드렸다"며 "김 대표도 어느 정도 당내 다양한 목소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생각은 하고 계신 것 같다"고 전했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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