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실리콘밸리' 변신 … 용인·화성·평택이 뜬다 ['살집팔집' 고종완의 부동산 가치분석]
총 562조원 민간투자 지원
세계최대 반도체 거점 육성
천지개벽할 대변혁 기대돼
인구·인프라스트럭처 증가
소득증대 등 성장지표 갖춰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월 이후 상승하던 아파트 가격은 하반기부터 주춤해지면서 8월 말 현재 8주 연속 제자리걸음 중이다. 재건축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모두 가격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 용산, 성수지구 한강변 재건축과 고가 대형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분당 등 1기 신도시는 6주 연속, 경기·인천은 3주 연속 매매가격이 정체됐다. 이는 급매물이 소진되고 지난 6월 이후 비수기가 도래한 탓이 크다.
강남을 시발점으로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세종, 대전, 광주, 대구, 부산으로까지 외연을 넓혀가던 집값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역전세가 우려되던 전셋값은 하락폭이 둔화되거나 서울 지역 집값은 상승 반전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부동산소비심리지수(104.5)와 한국은행의 주택시장전망지수(107)도 모두 상승해 6개월에서 1년 후 주택 매매가격은 지금보다 오를 가능성을 예고한다.
그렇다면 최근 1년 반 동안 20%가량 빠졌던 서울 주택 가격이 올해 들어 10% 이상 급반등한 배경은 무엇일까.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 완화 정책, 즉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제도와 올해 초 집값 급락으로 수요층 사이에서 바닥권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젊은 무주택자가 '영끌'과 '빚투'로 내 집 마련에 적극 나선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가운데 가계부채가 1862조원, 주담대가 1032조원을 넘어서면서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중단하거나 34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두는 등 '대출 조이기'에 다시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얼마간 심리적 진정 효과는 있겠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올해 시장은 전환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 특별히 왜곡되거나 비정상적 상태가 아니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주변 변수 등 시장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는 일이 잦았다.
다음으로 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필자는 올가을 이사철을 맞아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하나는 올해 10월 주택 시장은 분수령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올가을 주택 시장 흐름이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될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다. 필자가 유독 집값이 고점을 찍고 축적된 거품이 빠진 지 2년째 되는 오는 10월 주택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만일 올가을 이사철 성수기에 거래 증가-집값 상승-월세 상승-전세 가격 동반 상승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내년 주택 시장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개연성이 농후하다. 1~2년 후 단기 예측을 위한 선행지표인 거래량과 전셋값, 입주 예정 물량, 부동산 소비심리지수 등은 2024년 집값 상승에 무게감을 둔다. 반면 5~10년 후 시장을 예측하는 중장기 지표인 인구, 소득, 수급, 금리, 유동성, 주담대 규모, 정책, 심리, 해외 부동산 동향, 환율 등은 여전히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다.
이제 본론이다. 내년 전망 못지않게 중요한 분야는 바로 유망 지역과 핵심 입지를 선정하는 일이다.
올가을 이후 자산 포트폴리오를 집중할 최고 성장 지역과 핵심 입지로 경기 용인, 화성, 평택 3인방을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변모하고 천지개벽할 조건과 성장 잠재력, 미래 가치를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 소득 증대, 인프라스트럭처 증가, 행정 계획 등 4대 성장지표를 모두 충족한다.
향후 한국판 실리콘밸리가 생긴다면 서울 못지않은 고가 주택이 수도권에 등장할지 모른다. 실제 경기 판교테크노밸리는 게임과 정보기술(IT), 벤처업 중심지로 부상해 강남 집값을 따라가고 있다.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용인, 화성, 평택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정부는 총 562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지원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천지개벽할 만한 대변혁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용인에는 2042년까지 300조원에 달하는 신규 민간 투자로 국가산단과 반도체 클러스터,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를 잇는 1244만여 ㎡(약 376만평) 규모의 초대형 반도체 특화단지가 탄생한다. 평택시는 평택캠퍼스를 기반으로 브레인시티 일반산단에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소부장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용지 규모는 770만㎡에 달한다. 평택 마이스터고와 국제대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HiVE)에 선정됐다.
화성시는 반도체 혁신을 이끄는 도시로 삼성전자 DSR(Device Solutions Research)동을 추가로 구축해 반도체 연구와 생산, 전문인력 양성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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