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페라리를 누른 비결, 삼성전자가 참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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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포드자동차는 1922년 모델T로 세계 최초로 자동차 대량생산에 성공합니다. 포드는 승승장구했지만 1950년대에 하락세에 들어섭니다. 시들어가던 포드와 달리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작은 회사 페라리는 가장 권위 있는 자동차 경주인 ‘르망24′에서 1960년 이후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신기원을 세웁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포드 V 페라리’(Ford v Ferrari•2019)는 포드의 도전과 변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1962년 창업자의 손자인 포드 CEO 헨리 포드 2세(1917~1987•배우 트레이시 레츠)에게 부사장 리 아이어코카(존 번솔)가 냉정한 진단을 내립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포드를 부모 세대나 좋아하는 지루한 차라고 생각하고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자동차 경주에 뛰어들어 승리 이미지를 발산해야 한다.” 포드는 페라리 인수 직전까지 가지만 마지막 순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됩니다. 페라리 총수 엔초 페라리는 협상장에서 포드에 대해 거친 욕설을 쏟아냅니다.
분노한 헨리 포드 2세는 어떤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페라리를 꺾으라고 지시합니다. 그러자 포드는 르망24 우승 경험이 있는 은퇴한 카레이서 캐럴 셸비(맷 데이먼)에게 임무를 맡깁니다. 셸비는 자동차 기술자이자 레이서인 켄 마일스(크리스천 베일)를 영입해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드 경영진은 거친 이미지라는 이유로 마일스의 출전을 가로막았고, 르망24 트로피는 다시 페라리 품에 안깁니다.
셸비는 최종 결정권자에게 보고하기까지 22단계를 거쳐야 했는데요. 자동차 경주는 사공이 많으면 우승할 수 없다고 합니다. 헨리 포드 2세는 향후 자신에게 직보하라고 하고, 먼저 데이토나 경주에서 마일스가 우승하면 르망24에도 출전하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의사 결정이 빨라지자 셸비와 마일스는 포드가 개발한 ‘GT40′이라는 스포츠카로 1966년 데이토나와 르망24를 석권합니다. 이후 르망24에서 4년 연속 우승하는 금자탑을 세웁니다.
포드의 ‘늙은’ 이미지를 바꾼 이런 스토리를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자들도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갤럽의 국내 조사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는 비율은 40대 이상에서는 80%를 넘지만, 30대에서는 56%로 떨어집니다. 20대로 가면 32%로 애플 아이폰(65%)의 절반 수준입니다. 젊은 층의 사랑을 받기 위한 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화로 돌아갑니다. 엔초 페라리가 한 거친 표현 중 포드 2세가 가장 격분한 게 뭔지 아시는지요. “그는 헨리 포드가 아니다. 헨리 포드의 손자일 뿐이지.” 뉴욕타임스는 1987년 헨리 포드 2세가 별세하자 “그는 할아버지가 설립한 시들어가는 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되살렸다”고 썼습니다. 이 부고 기사야말로 페라리에 대한 최고 설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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