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에 흔들린 새마을금고 6개월만에 '1236억' 적자..하반기는?

이창명 기자 2023. 8. 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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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전체 영업실적 첫 발표..개별금고 기업대출 금지-중앙회 연계 대출만 허용

전국 1293개 새마을금고가 올 들어 6개월만에 1236억원의 적자(영업순손실)를 냈다.

행정안전부가 이같은 내용의 올 상반기 새마을금고 영업실적(잠정)을 31일 발표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행안부가 전체 새마을금고의 영업실적을 통합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산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데도 금융 시장 위기설을 타고 불거졌던 이례적인 뱅크런(대량예금인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실제로 행안부는 앞으로 매년 2차례 새마을금고의 영업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 측은 일단 금리인상과 대출 연체 발생으로 이자(조달)비용과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이 늘어나면서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7월) 247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이자비용 감소, 연체율 관리 강화에 따라 연말 실적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체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6월말 기준 29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조5000억원(6.5%)이 증가했다. 총대출은 19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말 보다 5조1000억원이 줄었다. 기업대출(111조4000억원)은 같은 기간 8000억원(0.7%)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85조1000억원)은 5조9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연체율은 5.41%로 지난해말 대비 1.82%포인트(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34%, 가계대출 연체율은 1.57%로 전년말 대비 각각 2.73%p, 0.42%p 상승했다. 순자본비율은 8.29%로 지난해말 대비 소폭 하락(0.27%p)했지만 최소규제비율(4.00% 이상)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저금리와 부동산 호황 시기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담보 등 기업대출을 늘려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이후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하락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 관계자는"금융당국과 대출규제, 연체관리 등 기업대출 증가세와 연체율 상승세가 둔화했다"며 "하반기에는 건전성과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행안부도 적극적인 연체채권 매각 확대, 기업대출 집중관리 등을 통해 강도 높은 재무 건전성 확보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지금까지 개별 새마을금고만으로 가능했던 기업대출 취급이 금지되고 중앙회와 연계한 경우에만 허용한다. 이를 위해 중앙회 조직개편, 전문인력 확충 등을 통해 중앙회의 여신심사·감독 기능을 강화한다. 규제 회피가 예상되는 만큼 우회대출 실태, 건전성 관리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사후관리도 고삐를 죈다.

또 기존 대출의 연체발생 수준이 정상보다 높은 새마을금고들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연체관리를 실시한다. 올 하반기 최대 3조원 규모(MCI대부 1조원+캠코 2조원)를 목표로 연체채권을 매각하고, 적극적인 연체채권 대손상각도 유도한다.

회생가능한 차주에 대해선 한시적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활용하도록 하고, 전 금융권 및 자체 대주단 자율협약을 통해 기업대출 관련 사업장의 정상화도 지원한다. 연체사업장의 경우 사업장별 연체 해소방안 이행사항을 수시로 점검하고, 정상사업장도 주기적(월별) 사업성 평가를 통해 사업 지연·중단시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자산건전성 재분류)하도록 지도한다.

아울러 급격한 자금공급 위축 방지와 장기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주택구입(임차) 자금 보증 상품 등 건전대출 취급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확대하고, 손실흡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건설업 기업대출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범정부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외형 위주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건전하고 내실있는 서민·지역금융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적금 등 고객의 자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온전하게 보장되는 만큼 안심하고 새마을금고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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