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느닷없는 제1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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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야당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돌연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며 극단적 투쟁에 나서는 것에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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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이 순간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단식 방침을 밝힌 뒤 국회 본관 앞에 설치한 천막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간담회에서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 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했다. 당 대표 임기 반환점을 돈 상태에서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장면이 연출됐다.
의석 168석의 거대 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선언이 노린 나름의 정치적 셈법이야 존재하겠지만,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선언을 지켜보는 국민의 고개는 갸우뚱해질 만하다. 무엇 때문에, 이 시기에, 느닷없이 단식 선언이 나왔는지 이해하긴 쉽지 않다. 여당에선 당장 '뜬금포 단식'이라는 비판과 함께 검찰 조사를 앞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단식을 연계시키는 주장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정 자기 사법 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 지 참 답답하다"라고 비난했다. 야당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기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돌연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며 극단적 투쟁에 나서는 것에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긴 어렵다.
이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를 비난했지만, 정작 자신과 관련된 당내 일각의 사퇴 주장에 대해선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현 당 지도체제를 지지하지 않느냐"고 일축했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 스토킹'이라며 반박하는 데 치중했다. 이번 정기국회에 제1야당 대표로서 어디에 중점을 둘지, 당 대표 임기 1년 성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점은 어떻게 바꿔나갈지, 당의 혁신 청사진은 어떤 리더십으로 이끌지 등 간담회에 기대했던 내용은 부족했다.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올해 정기국회도 정치 싸움으로 날을 샐 공산이 커졌다. 외교·안보·경제 등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을 생각해 보면 더욱 답답한 일이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 "우리를 지지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할 수 있도록 넓게 판을 벌이고 포용, 혁신적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말로는 '포용'과 '혁신'을 얘기하고도 정작 행동이나 가시적 조치가 없다면 허언일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말이 현재 민주당의 모습을 반영해 주고 있는지부터 자문자답할 필요가 있다. 그런 뒤 어떻게 실천할지 숙고하고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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