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별법 법사위로…野 단독 행안위 통과, 與 “거부권 프레임” 반박
패스트트랙으로 ‘법사위 90일’ 소요 전망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3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법안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이후 야당은 오는 12월께 본회의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강행 처리를 “거부권 프레임을 씌우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에는 독립적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과 특별검사(특검) 수사가 필요할 경우 특검 임명을 위한 국회 의결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을 규정하는 한편, 피해 배·보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조위는 국회의장 추천 1명, 여야 추천 각각 4명, 유가족 단체 추천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전날 행안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돼 전체회의에 넘겨졌다. 이날 처리된 법안에는 앞서 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는 없던 조항들이 다수 담겼다. 전체회의 심사에서 여야 충돌을 최소화하는 한편 향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명분을 최대한 줄이려는 야당의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당은 이날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체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않았다는 점, 특조위가 편파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특조위 11명 구성이 (여당 대 야당) 4대7로 구성할 수 있게 해놨다. 도대체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권성동 의원은 “이태원 참사는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몰려 난 사고로 그 원인이 간단하다”며 “우리 국민은 사고에 대한 의혹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원인이 간단한데 왜 못 막았나”라며 “(참사 당일) 10만 넘는 인파가 운집한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112 신고가 빗발쳤는데 원인이 간단하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특별법 처리를 위한 협의를 수차례 요청했는데도 여당이 이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것과 달리 특별법 관련 국회 논의에 파행과 불참으로 일관했다”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려는 모습이 재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이 시작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퇴장했고, 야당 의원들만 남은 채 법안은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강행 처리를 강하게 규탄했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라는 명분으로 정쟁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위헌적 요소가 다분한 비상식적이고 무리한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유도해서 ‘일방적인 국정운영’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정부·여당이 마치 이 비극적 참사를 외면하는 것처럼 비정함을 덧씌워 이를 총선에 활용하겠다는 비열한 정치적 권모술수”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 등은 처음부터 강행 처리를 목표로 지난 6월 30일 행안위 상정 8일 만에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일방 지정했다”며 “이후 2주도 안 되어서 단독 공청회를 밀어붙이더니 국회법상 소수당이 다수당의 폭주를 저지할 수단인 안건 조정위 카드까지 꺼내 들어 강행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앞서 특별법은 지난 6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 4당의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상임위 180일 이내→법사위 90일 이내→본회의 60일 이내 상정’ 단계를 밟아 최종 처리까지 최장 330일(11개월)이 소요된다. 향후 최대 150일이 더 걸리는 셈이다.
jin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혜리 “1등석 강제 다운, 환불도 안돼”…항공사 횡포에 분통
- 이준기 “연예인병 탈피, 비싸게 배웠다"
- 유재석 "집에서 현미·잡곡 먹어"…남다른 식단 관리
- 황보, 1인 1메뉴 강요에 억울…"음료 4잔보다 비싼 빙수 시켰는데"
- 서정희" 고 서세원 사망전까지 수시로 전화 했었다"
- 임지연 연인 이도현, 군 입대 후 근황…늠름한 까까머리
- “아무도 몰랐다?” 김연아 옆 범상치 않은 ‘사진’, 누군가 했더니
- 무인텔서 혼자 자던 여성 “누가 껴안아 죽을까봐 자는 척”…범인은 업주였다
- ‘마스크걸’ 고현정, 역대급 변신과 열연, 그리고 역대급 솔직한 인터뷰
- 등 굽은 폐지 노인 우산 씌워준 ‘천사’…누리꾼 “모자이크 했지만 얼굴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