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걷힌 국세수입 43조... `세수펑크` 50兆 넘기나

7월까지 국세수입이 43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의 주요 세목인 부가가치세가 수입 감소로 기대만큼 걷히지 않아 '세수 펑크'가 심화됐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세입이 들어온다고 해도 48조원 부족이 예상되고, 상반기 기업실적 부진에 따라 세수감소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획재정부는 7월까지 국세수입이 217조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 4000억원 감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법인세가 17조 1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소득세는 12조 7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와 관세는 수입이 줄어든 영향으로 각각 6조 1000억원과 2조 6000억원 감소했다.

7월은 통상 부가가치세가 집중적으로 걷히는 달이다. 하지만 수입액이 지난해 7월 653억 달러에서 올해 487억 달러로 25.4% 줄어들면서 수입분 부가가치세가 감소했다.

지난해 7월 22조 7000억원이 걷혔던 부가가치세는 올해 21조 1000억원으로 7.1% 줄었다.

수입액 영향을 크게 받는 관세도 지난해 7월 9000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 세수감 규모가 이어지고 있다. 기재부는 올해 세입예산으로 400조 5000억원의 국세수입을 예상했으나 7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고작 54.3%에 그쳤다. 박금철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해 세입예산을 수립할 때 전망했던 것보다 올해 상황이 많이 나빠진 측면이 있다"며 "세수 증가율 측면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긴 했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과 중국 경제 부진, 국제 유가 등 거시경제 상황이 예측보다 더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올해 남은 기간(8~12월) 동안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세수가 걷힌다고 해도 48조원에 달하는 세수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것도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8월부터 들어오는 '법인세 중간예납' 세액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작년 법인세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내는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박 심의관은 "아직 정확한 상황은 종합하지 못했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나빴던 만큼 가결산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9월초에 세수 재추계를 통해 빗나간 세수 전망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세수 재추계 상황을 감안해 내년 국세수입 예산은 올해보다 33조원 축소한 367조 3750억원으로 편성됐다.

다만 올해 연간 세수감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 세입 사정이 나아질 거란 전제조건이 깔린 것이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