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들, 빚 계속 쌓여만 간다…상반기 770조 채권 발행

김누리 2023. 8. 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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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과 인프라 건설 투자, 부채 상환 등을 위해 발행한 채권이 770조원 규모에 이르자 중국 당국이 '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오늘(31일)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지방정부들은 모두 4344억 위안(약 78조 9천억 원)가량의 일반 채권을 신규 발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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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상환용 채권만 296조어치…중앙정부 '숨은 부채' 리스크에 긴장
중국의 도로 공사/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재정 상황이 나빠진 중국 지방정부들이 올해 상반기 자금 조달과 인프라 건설 투자, 부채 상환 등을 위해 발행한 채권이 770조원 규모에 이르자 중국 당국이 '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오늘(31일)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지방정부들은 모두 4344억 위안(약 78조 9천억 원)가량의 일반 채권을 신규 발행했습니다.

중앙정부가 설정한 일반 채권 발행금액 연간 한도 7200억 위안(약 131조 원) 중 60.3%가 6개월 만에 들어찬 셈입니다.

프로젝트 건설에 쓰이는 지방정부 특별 채권은 상반기에 2조1천721억 위안(약 395조 원)어치 발행돼 연간 한도(3조 8천억 위안)의 57.2%에 달했습니다.

또 상반기 지방정부의 리파이낸싱(신규 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차환)용 채권은 1조 6328억 위안(약 297조 원)어치가 새로 나왔습니다.

일각에선 더딘 경제 회복세에 부동산 경기 둔화까지 나타나면서 중국 각지의 지방정부들이 무리하게 빚을 지면서까지 인프라 등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투자 활성화를 목표로 발행한 채권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거치며 방역 비용으로 부채가 불어난 지방정부의 목을 더 강하게 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파악하기 힘든 '숨어있는 위험'도 문제입니다. 중국 지방정부가 자체 자산을 담보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특수법인(LGFV)을 통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이 채권은 중앙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습니다.

명백한 빚이지만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그림자 부채'인 셈입니다.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들의 채권 발행 속도는 하반기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데이터 분석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발행된 지방정부 특별채권은 모두 4767억 3800만 위안(약 86조 4천억 원)어치로 7월(1962억 9천만 위안)에 비해 143% 급증했습니다.

1∼8월 발행 특별 채권을 합치면 연간 한도의 74.8%에 이르게 됩니다.

중국 당국은 지방정부의 자체적인 관리 책임을 강조하면서 중앙정부도 지방정부의 '숨은 부채' 리스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 재정부는 어제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중국 재정정책 집행상황 보고'에서 "지방과 각 부문의 책임을 더 분명히 해 '성(省)이 총 책임을 지고, 지방 각급 공산당 위원회와 지방정부가 각자의 책임을 진다'는 점을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정부는 "지방이 각종 자금과 자산, 자원, 지원성 정책 조치를 총괄하도록 (중앙이) 감독하고, 숨은 채무를 적절히 해결해 점차 부채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부문을 넘어선 연합 감독·관리로 긴장감 있는 태세를 유지하고, 정기적인 감독·평가로 숨은 채무를 새로 만드는 행위를 적발해 끝까지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빚을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빚을 늘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지방정부 채무의 합병 감독·관리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통일적·장기적인 통제의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지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현재 지방정부의 부채 리스크는 전체적으로 안전하고 통제 가능하지만, 일부 지방은 부채 부담이 과중하고 상환 능력이 떨어져 위험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매체는 "중앙이 지방 부채 해결을 지원하면 일부 지방은 결국 '중앙정부가 계산해준다'는 환상을 갖게 된다"며 "하지만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재정부는 지방의 부채를 구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반복해 강조하면서 도덕적 해이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nu11iee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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