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지불한 금액 1천억…얼마 남기고 떠날까, 인터밀란과 협상 중

김환 기자 2023. 8. 3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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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토트넘 훗스퍼가 탕귀 은돔벨레의 이적료를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인터밀란은 새로운 미드필더를 찾고 있으며, 토트넘의 은돔벨레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모네 인자기 감독은 스테파노 센시가 믿을 만한 옵션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 새로운 미드필더를 스쿼드에 추가하려고 한다. 인터밀란의 영입 타깃 목록에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날 수 있는 은돔벨레가 포함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영국 ‘가디언’에서 활동하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인터밀란이 은돔벨레를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 측에 조건을 문의했다. 거래를 진행할 것인지 여부는 인터밀란에 달려 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이적료를 회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은돔벨레는 토트넘의 클럽 레코드 영입이었다. 2019-20시즌을 앞두고 열린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은 올림피크 리옹에 무려 6천만 유로(약 867억)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7천만 유로(약 1,011억)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클럽 레코드라는 점을 떠나 토트넘이 한 선수에게 이렇게 많은 이적료를 쓴 것도 놀라웠다. 토트넘은 그동안 특정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많은 이적료를 투자하지 않는 팀으로 유명했다. 재능이 있는 어린 선수들을 영입해 키우거나, A급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선수들을 데려와 기용하던 팀이 토트넘이었다. 은돔벨레는 여러모로 토트넘 팬들에게 의미가 있는 영입이 됐다.


하지만 은돔벨레는 이적료에 비해 부족한 실력으로 인해 토트넘을 거쳐간 감독들로부터 외면당했다. 당장 은돔벨레가 토트넘에 합류했을 당시 토트넘의 감독이었던 조세 무리뉴 감독은 은돔벨레에게 기회를 주기 힘들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낮췄다. 이어진 2020-21시즌에는 팀에 적응하는 듯했지만, 2021-22시즌엔 다시 부진에 빠졌다.


2021-22시즌 도중에는 출전 시간 확보와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친정팀인 리옹 임대를 선택했다. 하지만 리옹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돌아왔다. 리옹 시절 과감한 전진 드리블과 패스 등 기술적인 능력으로 이목을 끌었던 은돔벨레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 온 이후 자신의 장점들을 살리지 못했다. 토트넘에서도 은돔벨레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적었고, 출전 시간이 줄어든 은돔벨레는 지난 시즌 나폴리로 임대를 떠나기도 했다.


나폴리는 은돔벨레에게 최고의 선택지이자 차기 행선지가 될 수도 있었다. 은돔벨레는 나폴리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나폴리가 은돔벨레의 계약에 포함되어 있는 완전 영입 조항을 발동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폴리는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고, 은돔벨레는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과제 중 하나였다. ‘풋볼 런던’은 앞서 은돔벨레가 돌아오기 전 “토트넘의 차기 감독은 그의 전임자들처럼 은돔벨레의 활용 방법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감독과 은돔벨레 본인을 위해서라도 은돔벨레의 미래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다”라며 은돔벨레의 미래가 빨리 결정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진행된 프리시즌 동안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정작 본 시즌이 시작한 뒤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은돔벨레는 토트넘이 리그 개막 이후 치른 모든 경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리그 세 경기는 물론 최근 열린 풀럼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 명단에서도 은돔벨레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에릭 다이어와 함께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플랜에서 아예 배제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국 토트넘은 은돔벨레를 매각 대상으로 분류했다. 은돔벨레가 이적시장 매물로 나오자 여러 클럽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튀르키예였다.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가 은돔벨레에게 관심을 보였다. 은돔벨레를 영입하려는 팀이 등장하니 토트넘은 거절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은돔벨레는 튀르키예행을 거절했다.


그 다음은 제노아였다. 토트넘은 마찬가지로 제노아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제노아 역시 은돔벨레 측과 협상하는 단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영입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시장 막바지 무산된 딜로 인해 은돔벨레는 토트넘에 잔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듯했으나, 마감을 하루 남기고 인터밀란이 토트넘에 접근한 것이다.


은돔벨레가 그대로 팀에 남는다면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출전하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높았다. 4년 전 토트넘이 투자한 1천억 원에 가까운 이적료 역시 매몰비용처럼 사라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인터밀란에서 걸려온 전화로 인해 토트넘은 은돔벨레의 이적료를 조금이나마 회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생긴 셈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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