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졸업한 최부경, “대학선수들이 부럽다”
서울 SK는 30일 충주에 위치한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에서 열린 건국대와 연습경기에서 85-92로 졌다.
SK는 대학 팀과 연습경기를 할 때는 연습체육관으로 부르는 편이다. 이렇게 대학까지 방문해 연습경기를 가진 사례는 거의 없다.
건국대가 연습경기를 위해 방문을 부탁했고, SK는 여기에 응했다. 건국대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팬들이 연습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실제로 500여명의 팬들이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건국대 출신인 최부경은 2012년 10월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2순위에 지명되어 2012~2013시즌 신인상을 수상했다. 더구나 당시 시상식이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렸다. 모교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햇수로는 11년 만에 모교 코트에서 연습경기를 치른 뒤 만난 최부경은 “대학리그 때 3년 정도 여기서 경기를 했었다. 감회가 새롭다”며 “그 때는 막 대학리그가 출범했을 때다. 많은 건국대 학우나 팬들도 여기서 경기를 하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보니까 팬들이 엄청 많다. 내가 대학 때 이런 장소와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다면 더 재미있게 했을 거 같다. 내심 대학 선수들이 부럽다”고 했다.
이어 “보면서 느끼는 게 프로스포츠가 흥행하려면 프로의 팬들보다 농구라는 종목의 팬층이 넓어지고 깊어져야 한다. 대학스포츠 팬들이 많고, 대학스포츠에서 뛰는 선수들이 프로에 오면 팬들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하고,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연습경기를 치른 것도 흔치 않은 경험일 듯 하다.
최부경은 “시즌과 비교하면 안 되지만, 컵대회와 비교하면 진짜 많은 팬들이 오셨다”며 “우리가 악당이 된 느낌이었는데 시즌이 끝난 뒤 이렇게 많은 팬들 앞에서 연습경기를 하니까 시즌 때 이런 느낌이었지라는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고 했다.
최부경이 재학 당시에는 서울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경기를 하기 위해 충주로 내려왔다. 지금은 프로 구단들이 연고지 정착을 하듯 건국대 선수들이 충주캠퍼스에서 생활한다.
최부경은 “경기만 하러 오는 느낌이었다. 응원하러 오시는 체육과 학생 등도 같이 생활하고, 강의를 듣고,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상황상 학교는 서울캠퍼스에서 다니고, 경기는 여기서만 하니까 학생 입장에서도 남 같은 느낌이고, 건국대라는 학교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지만, 친한 지인이 아니라 남을 응원하는 느낌일 거다”며 “지금은 선수들이 충주에서 생활하니까 엄청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하고 있으니까 부럽다”고 했다.
최부경은 “우리가 못했다. 많이 부족하다”며 “어린 선수들도, 나이 많은 선수들도 잘 해오다가 시련이 왔을 때 잘 이겨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지만) 다음 연습경기 때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건국대는 다음달 6일 연세대와 8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이날 SK에게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을 듯 하다.
최부경은 “준 프로 느낌이 난다. 그 때는 감독님, 코치님 말씀 듣고, 응원을 와주신 학부모님들 앞에서 경기를 한다면 지금은 팬들이 많다. 그런 팬들을 생각하며 학교를 위해 뛰어서 지난해와 같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시즌 개막이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최부경은 “계속 재활만 하다가 공을 만진 지 2주 되었다. 머리 속으로는 이렇게 움직여야지라며 플레이오프 때 움직임이 생각나는데 몸이 안 따라줘서 많이 부족하다. 더 끌어올리려고 노력할 거다”며 “부상없이 완만하게 올리도록 하고, 오세근, 김선형 형이 돌아오면 지난 시즌보다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다”고 했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를 활용하지 않았던 SK는 후안 고메즈 드 리아노와 계약했다.
최부경은 “재능 있고, 수비에서도 파이팅이 좋다. 공격에서 혼자서 화려하고, 튀고, 주목 받는 것보다 패스에 재능 있고, 특화되어 있다. 팀 플레이를 하면서 같이 맞추면 더 재미있게 농구를 할 수 있을 거다. 혼자서 득점하는 것보다 패스를 줘서 넣으면 서로서로 기분이 좋다. 그런 부분이 기대되고 재미있을 거다. 공격도, 수비도 마찬가지”라며 “뚜껑을 안 열어봤지만, 외국선수가 한 명 더 늘어난 느낌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아시아쿼터 선수가) 다른 팀은 있고, 우리 팀에는 왜 없어라는 이런 아쉬움은 없었다. 오히려 더 조직력이 좋다고 여겼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고, 새로운 색깔이 더해졌기에 잘 맞춰서 재미있게 농구를 해볼 거다”고 고메즈의 합류를 반겼다.
최부경은 “세근이 형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따라갈 거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3점슛 장착이다”며 “너무 많이 부족하고, 그렇게 연습을 해오지 않은 거라서 연습을 갈고 닦아서 실전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3점슛을 가장 신경 쓰며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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