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끝이 안보인다....7월까지 국세 43조원 덜 걷혀

연합뉴스

올들어 7월까지 국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원 덜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부진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주요 세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단행한 법인세 감세 등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세수 펑크’ 규모가 갈수록 더 커지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내놓은‘7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해 7월까지 걷힌 누적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4000억원(16.6%) 감소했다.

7월 국세수입(39조1000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3조7000억원 줄면서 7월까지 누적 세수 감소 폭이 4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7월 국세 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54.3%였다. 지난해 7월 실적 대비 진도율(65.9%)과 최근 5년 평균 실적 대비 진도율(64.8%)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고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8조원 부족하다.

세목별 현황을 보면 법인세는 7월까지 모두 48조5000억원 걷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1000억원(26.1%)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 감소, 중간예납 기납부 세액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7월 한 달간 법인세수는 세금 환급 등이 늘면서 1년 전보다 3000억원 줄었다.

소득세수는 6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조7000억원(15.8%) 감소했다. 7월에만 양도소득세 감소 등으로 1조1000억원이 덜 걷혔다.

부가가치세 세수는 전년 동기보다 6조1000억원(9.7%) 줄어든 56조7000억원, 상속 증여세는 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9.6%) 줄었다.

정부는 2021∼2022년 세정 지원에 따른 지난해 세수 증가(10조2000억원) 등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실질적 세수 감소는 33조2000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정부는 하반기 세수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이번달 국세 수입부터 간단치 않다.

8월에는 기업들이 법인세 절반을 중간예납하는데 경기 침체가 극심했던 올 상반기 실적에 따라 세금도 줄어드는데다, 지난해 세법개정에 따른 법인세 인하 효과도 더해지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서 올해 최종 세수 결손 규모가 5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상반기까지 수치보다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