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 수해 농민 면담 거부…"불순 세력 개입 탓"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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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지난 28일 '수해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일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정치 세력이 끼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시장은 31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수해를 입은 농민들과의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일부 불순한 세력이 있어 집회 시위를 벌인 농민들과의 면담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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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지난 28일 '수해 전액 보상'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일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정치 세력이 끼어 있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단체장으로서 수해를 입은 농민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상처를 주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시장은 31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수해를 입은 농민들과의 대화 창구는 항상 열려 있다"면서도 "일부 불순한 세력이 있어 집회 시위를 벌인 농민들과의 면담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해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농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다행히 전날 (진보당, 농민회 등이) 빠지겠다고 해 피해 농민들은 '언제든지 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정 시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익산시 안팎에서는 '잘못된 인식', '편 가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농민 집회에 참석한 전권희 진보당 익산지역위원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참으로 놀라운 발언"이라며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피해 농민들의 답답함을 함께 호소한 자리였는데 그게 왜 불순한 것이냐"고 반발했다.
그는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이유가 정작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 곁에 없다는 것 때문"이라며 "(본인이 속한) 민주당이 하면 순수한 것이고, 다른 당이하면 불순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치와 정당의 존재 이유는 농민들을 위로하고 보듬는 것"이라며 "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적 역할을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재복 익산 망성면 피해보상대책협의회위원장도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농민들의 어려움을 정부에 호소하고 빨리 방안을 찾아줘야 하는 게 우선 아니냐"며 "익산시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줘도 모자랄 판에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집회하기 전날 익산시에 집회 내용과 면담 요청을 미리 전달했는데 정작 집회 당일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어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황당했다"며 "저희가 집회를 한 이유는 전북도와 익산시가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왜 쓸데없는 정쟁으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앞서 전북 익산 지역 농민 500여명은 지난 28일 집회를 열고 농가 피해액을 전액 보상하라고 익산시에 촉구했다.
당시 농민들은 "정부가 지난달 19일 익산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는데 아직까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인 피해 보상과 수해 대책을 지원하라"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날 농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정헌율 익산시장과 면담하기 위해 시청 진입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경찰이 막아 들어가지 못했다.
익산에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평균 479㎜의 폭우가 내려 주택 139가구를 비롯해 농지와 하우스 등 5010㏊가 물에 잠겼다. 농작물 피해 건수는 1만219건으로 주민 재산 피해 건수(1만700여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피해액은 205억원으로 집계됐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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