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도 당했다… 예약하고도 못 타는 항공사 ‘오버부킹’ 피해
외국 항공사에서 오버부킹(overbooking·초과예약)으로 인한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가운데, 그룹 ‘걸스데이’ 출신 배우 혜리도 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오버부킹은 갑작스러운 티켓 취소나 변경에 공석이 생길 것을 대비해 정원보다 더 많은 인원의 예약을 받는 항공사 관행을 말한다. 실제로 취소나 변경이 생기면 문제없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일부 승객들이 예약대로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혜리는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항공사 티켓 사진을 올리고 “한 달 반 전에 예약하고 좌석까지 미리 지정했는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다고 이코노미로 다운 그레이드됐다. 항공사는 ‘환불도 못 해주고 자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음 비행기 타고 가라’고 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두 자리 예약했는데 어떻게 둘 다 다운 그레이드 될 수가 있나. 하고 싶은 말이 산더미인데 제대로 못 해서 영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생각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혜리가 항공사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티켓 하단에 ‘ELTA AIR LINE INC’ 문구가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델타(Delta) 항공으로 추정된다.
항공사 오버부킹으로 인한 피해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난 18일 여행 유튜브 ‘곽튜브’ 영상에도 피해 사례가 등장했다. 영상에 따르면 곽튜브는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서 칸쿤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출발 직전 오버부킹으로 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항공사 측으로부터 받았다. 이에 곽튜브가 “이미 3일 전에 티켓을 샀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공권을 초과 판매해서 당신 좌석을 드릴 수 없다. 대기자로 등록해 주겠다”는 것뿐이었다. 공석이 생기면 탈 수 있고, 아니면 다른 비행기를 알아서 예약해 타야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자리가 생겨 비행기에는 오를 수 있게 됐지만, 곽튜브는 “내 돈 내고 이런 긴장감을 느껴야 하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오버부킹은 대부분 항공사에서 도입하고 있는 관행이지만, 피해를 승객에게 전가한다는 게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특히 저가 항공의 경우 환불만 해주고 마는 등 사후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네티즌들은 “환불도 환불이지만, 경유지에서 문제 생기면 시간 날리고 답도 없다” “오버부킹은 이해되는데 그럼 여기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오버부킹은 상당히 흔한데 이후 보상이나 처리에 있어서 항공사마다 대응이 천차만별”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17년 4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강제 퇴거 사건이다. 당시 유나이티드항공은 자사 승무원을 태워야 한다는 이유로 시카고발 루이빌행 항공기에서 손님 4명을 임의로 지명해 강제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가 내리기를 거부하다 코가 부러지는 등 상처를 입었다. 의사가 피투성이 얼굴로 쫓겨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고 불매 운동까지 일었다.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 오스카 무노즈가 뒤늦게 사과했지만, 시가총액이 10억달러(약 1조3200억원) 가까이 증발할 정도로 여파가 컸다.
델타항공에서는 2019년 오버부킹으로 한국인 3명이 수화물도 내리지 못한 채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항공사 측에서 이들 자리에 예비 예약자를 태운 뒤 예정 시간보다 20분 정도 이른 3시 37분쯤 문을 닫고 이륙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인 3명은 항공권 환불도 받지 못한 채 공항에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예매한 비행기를 타야 했다. 델타항공 한국대표가 이들을 직접 찾아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편 이 같은 오버부킹 논란 속에서도 델타항공은 지난 4월 투자자들에게 초과예약 비율을 높일 거라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델타항공 글렌 하우엔스타인 대표는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해 초과예약을 조금씩 늘리고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과도하게 늘려 혼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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