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잼버리 호남 실패 해석 안돼" 김기현 "확대해석 전혀 없어"
이철규 '승선불가론' 미묘한 기류…"밥 한번으로 포용 안돼"
(순천·서울=뉴스1) 신윤하 노선웅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31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등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철규 사무총장의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하지 못한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과 수습도 오갔다.
천 위원장은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을 전남 내지 호남 전체의 실패로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작심 발언을 했고, 김 대표는 "확대해석 하는 것은 전혀 없고 잘한 것이든 잘못한 것이든 평가는 객관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한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의 파행을 전라도 전체 무능으로 확대해석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혹여 우리 정부에서 전북도의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아쉬운 점을 느끼신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정부가 전북도에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가야지 전북도 역량을 축소 내지는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대표는 "확대해석 하는 것은 전혀 없고 잘한 것이든 잘못한 것이든 평가는 객관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그 점에 대해선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천 위원장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저희 당세가 대선을 기점으로 당원도 많이 늘어나고 과거에 비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대표 체제 때 호남에서 당세가 많이 늘어나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우리 당의 과거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호남의 현재와 미래 먹거리에 대해 우리가 비전을 보여드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 여당의 모습은 홍범도 장군에 관련한 다양한 논의에서 나타나듯 마치 우리 국민의힘의 주 전장을 과거로 돌리려는 거 아닌가란 우려를 일부 도민이 표명하고 있다"며 "결코 우리 국민의힘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현재를 챙기고, 국민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꼭 해야 할 것이고, 할 것이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 최고위 전 조찬 회동을 한 김 대표와 천 위원장은 이철규 사무총장의 "배에 구멍을 내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하지 못한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식사 중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천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전 김 대표와의 조찬에서) 김 대표의 연포탕에 대해서 '억지로 포용해야겠다' 이런 것보다는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해서 우리 당에서 발언이 자유롭게 나오고 다양한 얘기, 자기 소신에 있는 얘기를 하더라도 '배에 안 태워준다'는 협박을 안 당하는 쪽으로 가야 자연스러운 통합이 이뤄지는 것 아니겠냐는 말씀을 많이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만금 잼버리와 관련해 전북도와의 대립이 강조되고 후쿠시마 오염수라든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슈 등이 중도층이나 국민의힘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분들이 많은 지역에선 공통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그 악영향을 최전방에서 느끼는 것이 호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표의 호남 방문이 이준석계 끌어안기의 일환이란 해석에 대해선 "밥 한 번 먹어서 인위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당에 대해 나름대로 애써서 쓴소리하면 배에 구멍낸다, 배에 승선 못 시킨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아무리 우리가 밥을 먹더라도 실질적 화합이라는 것이 이뤄질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천 위원장의 모두발언에 대해 "일부러 제가 공개회의에서 다 발언하시도록, 말씀하시라고 했다"며 "우리 당은 매우 자유롭게 언로가 열려있고 소통이 이뤄지는 당"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의 '승선 불가론'에 대한 천 위원장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방금 우리 천 위원장이 말씀하신 일부 그런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그렇지만 우리 당은 당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우리 몸에 맞는 옷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여러 의견을 녹여나가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확립해 나가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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