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연락 끊다 아들 죽자 나타난 친모 승소…"참담한 판결"

신민경 2023. 8. 31. 15: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5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들이 사망하자 보험금을 취득하려고 나타난 80대 친모가 고인의 사망 보험금 관련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승소했다.

부산고법 2-1민사부는 31일 오후 '공탁금 출급청구권 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친모인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수협은 법원에 A씨 아들인 김종안 씨의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을 공탁했었는데 A씨는 이 돈에 대한 청구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누나 "동생 두 살 때 버린 생모…말이 되는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들이 사망하자 보험금을 취득하려고 나타난 80대 친모가 고인의 사망 보험금 관련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도 승소했다.

부산고법 2-1민사부는 31일 오후 '공탁금 출급청구권 확인'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친모인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수협은 법원에 A씨 아들인 김종안 씨의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을 공탁했었는데 A씨는 이 돈에 대한 청구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이전 화해권고결정을 통해 A씨에게 김 씨 사망 보험금의 일부인 1억원을 고인의 친누나인 김종선 씨에게 지급하라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다.

선고 직후 김종선 씨는 "너무 참담하다. 우리는 동생 시신을 찾지도 못하고 있는데, 두 살 때 동생을 버린 생모를 법원이 인정해 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 진행 과정에서 친모 측이 동생의 집과 자산을 본인들 소유로 돌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걸 안 날 그 사람들을 다 죽이고 나도 죽으려 했지만, 법을 바꾸려고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람은 법적 권리를 박탈해야 한다"며 "당연히 대법원까지 갈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안 씨는 2021년 1월 23일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을 타다 폭풍우를 만나면서 실종됐다.

사고 이후 고인 앞으로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과 선박회사의 합의금 5000만원 등 3억원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다.

이 소식을 듣고 나타난 A씨는 민법의 상속 규정을 앞세우면서 보상금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했고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A씨는 고인이 두 살이던 54년 전 사라진 뒤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 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선 씨는 이처럼 양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관련 법안을 내놨고, 법무부도 작년 6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이미 여러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지만 여야 정쟁에 밀려 논의도 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이날 항소심 재판을 지켜본 '구하라법 통과 국민참여연대' 김노영 소장은 "구하라법이 3년째 국회에 계류 중인데 오늘 판결을 보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울분이 치솟는다"며 여야에 구하라법의 조속한 통과를 강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