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12 신고 뒤 숨진 여성…비슷한 일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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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밤 9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신고 이후 17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된 건데,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신고 이후 "새벽 시간이니까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수색할 순 없었다"면서 "순찰차가 가서 순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112 신고 당시 살아있었던 여성이,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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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신고 17시간 만에 발견…여성 결국 숨져
지난 28일 밤 9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발견 당시 여성의 얼굴은 멍과 상처 등 폭행 흔적이 있었고, 양손은 청테이프로 묶여 있었습니다. 집 안에는 흉기와 번개탄을 피운 흔적 등이 발견됐지만,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 씨, 같은 날 새벽 112신고를 했었습니다. 신고 이후 17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된 건데,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 "시장 근처가 집이다" 했지만...수색 실패한 경찰
이 17시간 동안, 경찰은 A 씨를 왜 못 찾은 걸까요
어제(30일) 경찰이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경찰청 상황보고서’를 KBS 취재진이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숨진 당일 새벽 3시 39분. 경찰은 A 씨의 휴대폰으로 첫 신고를 받았습니다. 멀리서 "왜"하는 여성의 소리가 들리고 전화가 끊겼는데요. 이후 경찰은 '긴급 출동'해야 하는 '코드1' 을 발령한 뒤 A 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첫 신고 9분 뒤인 새벽 3시 48분.
순찰차 2대가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휴대폰 송수신 위치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반경 2km. 정확히 A 씨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A 씨의 휴대폰도 꺼져 더는 A 씨와 소통할 수 없는 상황.
'통신 수사'를 통해 A 씨의 주민등록 상과 통신사 상 주소지 확인 요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낸 두 곳 모두 A 씨의 실거주지가 아니었습니다. 모두 A 씨의 가족이 살고 있었고, 이 가족도 A 씨의 현재 거주지 주소를 정확히 기억하기 어렵다고 말해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게 경찰 보고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신고 위치를 찾을 수 있었던 단서'는 있었습니다.
첫 신고 35분 뒤인 새벽 4시 14분. 경찰을 만난 가족은, "A 씨가 수유시장 부근 원룸에 거주한다"고 경찰에 말했습니다. 실제 A 씨의 주거지는 수유시장에서 500m 안에 있었습니다.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단서'가 있었음에도 경찰의 특별한 수색이나 탐문 등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경찰은 이미 꺼져있는 A 씨의 휴대폰으로 전화만 수차례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여성은 17시간 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신고 이후 "새벽 시간이니까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수색할 순 없었다"면서 "순찰차가 가서 순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A 씨를 발견한 건 결국 가족
A 씨를 발견한 건 기억을 더듬어 A 씨의 집으로 찾아간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은 사다리로 2층에 올라가 창문 밖에서 집 안에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고, 경찰도 함께 출동했습니다.
■ 타살 혐의점 배제 어려워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외견상 함께 자살한 걸로 보이지만, 남성이 A 씨에게 '자살을 강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와 죽음에 이르게 된 상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 결국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신고자...비슷한 일 막으려면?
이번 사건을 복기해가며 점검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112 신고 당시 살아있었던 여성이, 결국 도움을 받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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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to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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