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아니요 고래..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 디자인 논란

최수상 2023. 8. 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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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공공디자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울산시민연대에 따르면 일명 '태화루 용금소 스카이워크 설치사업'은 복원 건립 후 10년이 넘었지만 울산시민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태화루를 울산 도심 중심부의 새로운 관광 핵심 지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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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루 옆 스카이워크 도시경관 훼손 논란
시민단체 태화루 역사성도 함께 훼손한다며 반발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등의 모방품에 불과"
전국에 스카이워크 52곳... 우후죽순처럼 증가
울산시 "고래 모양이 들어가지만 설계 과정에서 디자인 변경 가능"
최대 사업비 60억원 예상...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
울산 태화루 스카이워크 조감도. 울산시민연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 공공디자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태화루 옆에 설치되는 스카이워크를 두고 시민들은 오히려 주변 건물과 부조화로 도시경관을 훼손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울산시민연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철회를 울산시에 요구했다.

울산시민연대에 따르면 일명 '태화루 용금소 스카이워크 설치사업'은 복원 건립 후 10년이 넘었지만 울산시민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태화루를 울산 도심 중심부의 새로운 관광 핵심 지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새롭게 설치된 스카이워크의 디자인이 공개되자 전통 가옥 형태인 태화루와 부조화를 이룬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울산 태화루. 울산시 제공

조감도에 나타난 그림은 일반인들이 얼핏 보기에 제비 등의 새 모양이 연상 되지만 울산시는 고래 모양을 본 땄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예술적인 조형미와 첨단기술의 특성을 찾아볼 수 없다며, 완공 후 수준 이하의 시설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반짝하는 유행물이자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 등의 모방품에 불과한 것이 들어서는 것은 울산의 역사와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폄훼이자 모욕이다"라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지난 2022년 기준 현재 전국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는 모두 52곳에 이른다. 2017년 이후 만들어진 것만 37개로,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민연대는 "최근 발표된 울산시의 2035년 경관계획에서도 태화루의 가치 제고와 이미지 저하 방지를 위해 주변 경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즉흥적인 결정으로 태화루가 가지는 역사성과 행정의 일관성, 시민 참여의 결실을 모두 해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울산시민연대가 8월 3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루의 역사성과 도심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태화루 스카이워크 설치사업 철회를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울산 태화루는 밀양 영남루와 진주 촉서루와 함께 영남 3대 누각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는 누각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소실됐고 위치와 형태가 고증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1014년 태화강 용금소 위에 복원됐다. 부지와 건물 매입비로 40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건축비는 에쓰오일(S-OIL) 100억원을 기부했다.

현재는 태화강 최고의 조망 거점이자 태화강 생태계의 중심 축에 위치하면서 태화강 국가정원의 확장성까지 제공할 수 있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이번 스카이워크 사업은 울산 도심에 대한 몰이해이자 역사 파괴와 공공문화재 훼손에 다름아니다"라며 "태화루 역사성과 복원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시민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지역 상징인 가진 고래의 모양을 토대로 현재 설계를 진행 중이지만 디자인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문제의 조감도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략적인 구상을 보고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라며 "모양이 확정된 것이 아니며 태화루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이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는 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4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업비는 당초 25억원을 크게 웃도는 60억원가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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