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탄 느낌"…韓 상륙 준비하는 초호화 전기차들
활짝 열린 초고가 전기차 시장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1억원이 넘는 초고가의 수입 전기자동차들이 속속 국내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시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부터 '럭셔리(Luxury)' 모델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 자동차 시장은 전 세계 7위권이지만 고가 수입차가 많이 팔리는 것으로 유명해 전기차 분야에서도 이 같은 고공행진을 이어나갈 지 이목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의 EQ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영국 롤스로이스의 스펙터, 독일 BMW의 i7 M70 X드라이브 등 고가 전기차의 국내 출시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또한 독일의 포르쉐, 영국의 벤틀리, 이탈리아의 람보르기니도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새로운 전기차 출시를 공식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는 첫 순수 전기차인 'EQS SUV'를 지난 24일 국내에 공개했다. 마이바흐 특유의 고급스러운 외관과 최고급 편의사양은 물론 SUV의 넉넉한 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동력 성능은 최고 출력 484킬로와트(kW), 최대 토크 950Nm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4.4초가 걸린다. 1회 충전 때 최대 주행 거리는 600km(유럽 WLTP 기준)다.
칼레니우스 벤츠그룹 의장은 "뒷자리에 탔을 때는 마치 전용기에 탄 듯한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며 "최고 수준의 아름다움과 엔지니어링이 반영된 마이바흐 EQS SUV를 한국 고객들에게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QS SUV는 올가을 북미 시장에서 처음 판매하고 한국에는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판매 가격이 20만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약 2억원대 후반의 가격이 점쳐지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지난 6월 첫 순수 전기차 '스펙터'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아이린 니케인 롤스로이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가 제시하는 대담한 전기화 미래, 진정한 엔지니어링의 정수와 결합한 현대적인 디자인, 브랜드의 상징이기도 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슈퍼 럭셔리 경험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니케인 총괄의 설명처럼 스펙터에 탑재된 전기 드라이브는 롤스로이스의 상징과도 같은 폭발적인 추진력과 파워, 즉각적인 토크를 제공한다. 스펙터의 주행 가능 거리는 유럽(WLTP) 기준 약 520km이며,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430kW와 최대 토크 91.8kg.m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초다.
스펙터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판매가는 6억원대로 현재 양산형 모델이 공개된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비싸다.
BMW도 국내에서 본격적인 전기차 드라이브를 건다. BMW는 i7의 고성능 버전인 'i7 M70 X드라이브'를 내놓을 예정이다. 660마력을 내는 슈퍼카급 전기차로 길이 5.3m 이상의 큰 차임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3.7초에 불과하다. 국내 인증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럭셔리 브랜드 중 처음으로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2020년 출시한 포르쉐는 2030년까지 자사 라인업의 80%를 전동화할 계획이다. 약 2년 후에는 카이엔을 비롯해 SUV 라인의 전동화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마칸 EV를 내년에 출시하고 2025년에 포르쉐 718, 2026년엔 카이엔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벤틀리도 2026년에 전기차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모든 모델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전기차로 전환하고 2030년에는 전기차만 생산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에이드리언 홀마크 벤틀리 CEO는 지난 3월 한국을 찾아 "벤틀리의 가치는 전기 파워트레인과도 잘 맞아떨어진다"며 "벤틀리의 전기차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람보르기니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위크에서 브랜드 출범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전기차 '란자도르' 콘셉트카를 전시했다. ‘투수’를 뜻하는 이름을 가진 이 모델은 V1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레부엘토에 이어 탈탄소화·전동화에 초점을 맞춘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전략의 핵심 모델이다. 1회 충전 때 최대 주행거리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란자도르는 오는 2028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벤츠 S클래스가 이렇게 많이 팔리는 나라도 드물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한국은 초고가 수입차가 잘 팔리는 시장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테슬라 제외)에 따르면 2020년에 1억원 이상 수입 전기차가 1304대, 2021년에는 3118대, 2022년에는 5083대 팔렸다. 올해도 7월까지 4188대가 판매되며 벌써 지난해 판매량에 육박하고 있다.
초고가 전기차가 속속 출시되는 이유는 라인업 확대 측면이다. 친환경 차량의 소비층이 넓어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들도 '이제는 전기차를 출시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 한국은 테스트 베드·핵심 거점 역할로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됐다"며 "초고가 전기차도 잘 팔릴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전기차 시장의 라인업 확대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는 동력계에서 차별성을 갖기 어려운 만큼 주행거리 등 성능과 차량 내장재·스피커·좌석 등 편의사양에서 상품성이 갈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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