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떨어진 중세 수도자 거세까지… 산만함, 현대인만의 문제 아냐[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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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산만함은 보통 현대인의 문제로 간주된다.
크라이너는 1,500년 전 중세 가톨릭 수도자가 현대인 못지않은 산만함에 시달렸다고 예시를 든다.
수도자는 불쑥 튀어나오는 욕구를 산만함의 원인으로 여겼다.
수도자는 당번을 정해 책을 낭독했는데 책상 앞에서 책을 읽다 앉은 채로 숨을 거두는 일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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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산만함은 보통 현대인의 문제로 간주된다. 하지만 미국 조지아대 역사학 교수 제이미 크라이너는 ‘집중력 설계자들’에서 이런 통념은 틀렸다고 말한다.
크라이너는 1,500년 전 중세 가톨릭 수도자가 현대인 못지않은 산만함에 시달렸다고 예시를 든다. 이들은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6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가장 광범위하게 쓰였던 방법은 ‘거리두기’. 수도자는 자신의 재산을 버린 것은 물론이고 인간관계도 단절했다. 하지만 수도자들끼리는 공동체를 구성해 격려와 감시를 하며 위로를 얻었다. 이들은 기도하는 방법에서부터 잠자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까지 규정했다. ‘욕구의 억제’도 자주 활용된 방법이다. 수도자는 불쑥 튀어나오는 욕구를 산만함의 원인으로 여겼다. 씻지 않거나 잠들지 않고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겉모습을 꾸미는 데 관심을 두거나 수면욕조차 분심(分心·마음을 어수선하게 하고 주의를 흩어지게 함)으로 작용해 신을 향한 정신 집중을 방해한다고 여긴 것이다. 심지어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거세하는 경우도 있었다. ‘독서’와 ‘명상’도 온전한 집중을 위해 많이 쓰였다. 수도자는 당번을 정해 책을 낭독했는데 책상 앞에서 책을 읽다 앉은 채로 숨을 거두는 일까지 있었다. 수도자들은 자신의 인지 과정을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발견·통제하는 ‘메타인지’도 활용했다. 나쁜 생각은 걸러내 상상 속 울타리에 가두고, 좋은 생각만 하는 방식이다.
집중력을 높이는 데 하나의 완벽한 해결책은 없으며 여러 개의 중복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그 과정은 ‘어디서’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역사책이 주는 지적 흥미를 맛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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