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신상공개법·구하라법, 법사위 처리 불발…"계속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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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도읍 법사위원장으로 부터 사회권을 넘겨 받은 정점식 법사위 여당 간사 사회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3.08.24.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1일 흉악범 신상공개법과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 등의 상속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구하라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두 법안 모두 이견이 있어 추가 논의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법사위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두 내용 포함 총 법안 36건을 논의했다. 흉악범 신상공개법은 성폭력 등 중대범죄 피의자의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논의 대상 법안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 개정안 12건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3건, 피의자 신상공개에 관한 제정안 2건 등이다.

법률안마다 공개 대상 범죄나 공개 범위·방법 등에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피의자의 최근 30일 이내 모습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안'은 피의자나 피고인의 30일 이내 모습을 공개하고 필요한 경우 강제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대상 범죄도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이 지정하는 범죄까지 확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러 법안들을 검토한 끝에 기존 법안을 개정하는 형태가 아닌 별도 제정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내용은 정점식 의원안을 중심으로 논의키로 했다.

또 다른 논의 안건이었던 '구하라법' 역시 법안소위 통과가 불발됐다. '구하라법'은 2019년 가수 구하라씨 사망을 계기로 발의된 '민법 개정안'이다. 구하라씨의 오빠 구호인씨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구하라씨 사망 이후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받아가려 한다'며 입법을 청원하면서 나왔다. 이날 소위에서는 관련 내용이 담긴 민법 개정안 11건이 심사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양육을 현저히 게을리하는 등 양육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를 '상속결격 사유'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정부(법무부)안은 피상속인이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등에 대해 가정법원이 청구를 받아 '상속권 상실 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회의에는 법사위 소속은 아니지만 해당 법안을 발의한 서 의원이 직접 출석해 법안 취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앞선 논의와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양육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자를 상속결격 사유에 포함할지, 혹은 사법기관이 상속권 상실선고를 할 수 있도록 할지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회 법사위 관계자는 "논의 시간이 부족해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도 "향후 일정 역시 논의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