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바람피고 당당한 아내의 상간남, 직접 찾아와 협박을 한다?

- 금품을 요구하며 아이들을 해하겠다는 상간남, 협박죄와 공갈죄 성립할 수 있어
- 상간남을 형사처벌하고 위자료 청구하기 위해 사연자는 상간남과의 전화 녹취, 문자 내역 등의 증거를 수집하는 게 중요해
- 사연자가 상간남을 때린다면 상해죄와 같은 형사처벌을 받을 여지가 있어 사적 구제는 삼가야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서정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결혼한 지 10년이 됐고요, 5년 전, 사업을 확장하면서 주로 지방에서 지내게 됐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이 학교를 옮기기 싫어해서 따로 서울에서 살고 있죠. 본의 아니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게 됐지만, 저는 틈날 때마다 아내와 영상통화를 했고요, 여유가 생기면 서울에 가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한 남자가 제가 운영하는 회사 앞으로 찾아와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은 오랫동안 아내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고, 아내한테 아이가 생겨서 두 번이나 지운 적이 있다는 겁니다. 그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저는 곧바로 아내를 찾아가서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내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너무 외로운 나머지 실수를 했다면서, 지금은 그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헤어지자는 말에 그 남자가 돌변해서 남편에게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했다고 하더군요. 믿어왔던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더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가 저를 협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액의 돈을 달라고 요구하더라고요. 돈을 주지 않으면 제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엄마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고 상간남이 원하는 대로 돈을 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밥 한술도 넘길 수 없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장이라도 그 남자를 찾아가서 주먹을 날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연자분이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데요 아내 상간남에게 협박을 당하고 계십니다. 종종 이런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경찰에 신고하면 어떻게 될까요?

◆ 서정민 변호사(이하 서정민): 형법 제283조 제1항에서는 사람을 협박한 자에 대해서는 협박죄가 성립한다는 것을 규정하고 있는데 협박이란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이어야 하고, 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에 고지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 조인섭: 이 사안은 아이들을 해코지하겠다라고 하는 거죠.

◆ 서정민: 네 사안에서 자녀들을 죽이겠다고 하였는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충분히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므로 협박죄를 성립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런데 협박죄뿐만 아니라 돈까지 요구한 상황이에요. 다른 죄도 또 물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서정민: 돈까지 요구했기 때문에 공갈죄의 성립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공갈죄는 폭행과 협박을 통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것이 필요하고, 여기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 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만한 해약을 고지하는 것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입니다. 그리고 협박한 당사자가 돈을 수령한 경우에는 공갈죄에 기소가 되지만, 아직 돈을 주지 않은 경우에는 공갈죄 미수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그렇군요.

◆ 서정민: 사안의 경우에서는 돈을 주지 않으면 자녀들을 죽이겠다고 하여 구체적 해약을 고지하였고, 재물의 교부를 요구하고 있는데 아직 사연자님이 돈을 주지는 않았으므로 공갈죄 미수로 형사처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이렇게 상간남을 형사처벌받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서정민: 네, 민사적으로는 상간남에게 불법 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제3자가 부부 일반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사안의 경우 사연자분의 아내와 상간남이 부정행위를 하였고, 아내가 낙태까지 하였기 때문에 충분히 상간남에게 불법 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가능합니다.

◇ 조인섭: 이렇게 상간남 상대로 부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뿐만 아니라 공갈 협박한 부분에 대해서도 합해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 같긴 하네요. 그러면 사연자분처럼 상간남을 처벌받게 하고 또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하려면 지금 사연자분은 어떤 자료를 준비를 하면 될까요? 대화 내용을 녹음을 한다든가, 이런 게 필요할지 알려주세요.

◆ 서정민: 형사처벌이든, 위자료 청구 소송이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우선 상간남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전화 내용을 녹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이용해서 협박을 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대화 내용을 삭제하기 전에 대화 내용을 캡처해서 모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조인섭: 그리고 자녀를 보호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거 따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서정민: 만약 그 상간남이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오는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를 하셔서 사건화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셔서 근처 CCTV를 확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경찰에 신고를 하신 경우에는 사연자분의 가족들, 특히 협박의 대상인 자녀들에 대한 신변보호신청을 하실 수 있고, 법원에 접근금가처분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네, 여러 조치를 취하실 수 있겠네요. 사연자분은 일단 화가 많이 난 상태인 것 같은데요. 말처럼 "한 대 때려주고 싶다"라고 하셨는데 만약 사연자분이 상간남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입힌다면 이거는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비슷한 사건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서정민: 다른 사건에서 분을 이기지 못한 남편이 상간남을 때린 경우가 있었는데 아무리 이런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형법상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고,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상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 등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사건 중에는 상간남이 다친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가 있었는데 도리어 부정행위의 피해자인 배우자가 중한 처벌을 받게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상간남과 합의를 진행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이렇게 되면 합의를 하게 되니까 오히려 억울하게 되는 거죠.

◆ 서정민: 이처럼 부정행위 피해자인 배우자가 오히려 억울하게 상간남에게 돈을 물어주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저는 의뢰인들에게 가급적이면 울분을 좀 참으시고 사적 구제는 참으실 것을 당부드리고 있습니다.

◇ 조인섭: 그러게 말입니다. 참으셔야 되는데, 그렇죠?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 보자면 사연자분은 아내의 상간남에게 협박을 받고 계십니다. 상간남은 돈을 요구하면서 자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상간남을 폭행하거나 상해를 입히신다면 오히려 남편분이 형법상 폭행이나 상해죄가 성립할 수 있으니 참으셔야 하고요. 상간남에게 협박죄나 공갈죄 미수로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라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민사적으로 아내와 부정행위를 한 상간남에게 위자료청구소송도 할 수 있다는 점 알려드렸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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