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대신 맥아더 흉상 설치?…육군 "결정된 바 없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 사진=연합뉴스

육군은 육군사관학교 내의 홍범도 장군 대신 맥아더 장군 흉상을 설치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검토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오늘(31일) “(육사는) 현재 학교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시설물 재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고, 그 속에 한미동맹을 기념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 매체는 육사 내 독립군을 이끌었던 운동가 5인(김좌진, 홍범도, 이회영, 이범석, 지청천)의 흉상 중 홍범도 장군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4인 흉상은 육사 내 육군 박물관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매체는 국방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홍범도 장군 흉상만 독립 기념관으로 이전하고,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맥아더 장군 흉상 배치를 유력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제막한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 표지석.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 사진=육군 제공

이와 관련 국방부도 맥아더 장군 흉상 설치에 대해 “육사를 통해 그 부분에 대해 체크해 본 결과 검토된 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습니다.

홍범도 장군 흉상만 육사 외부로 옮기고, 나머지는 육사 내 별도 공간에 존치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육사에서 최적의 방안을 아마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며 “홍범도 장군 흉상은 장군님의 독립유공을 보다 잘 선양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육사보다는 좀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논의의 시작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답변으로 미뤄볼 때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은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으로 옮기고, 국방부 청사 앞 흉상은 그대로 두는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앞서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학교종합발전계획 과제 일환으로 시설물 재배치를 포함시킨 뒤 올해부터 시설물재배치위원회를 운영 중입니다.

이에 육사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5인의 흉상 철거·이전을 논의 중입니다. 이들 흉상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3·1절 제99주년을 맞아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국방부가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는냐는 지적이 있었다”며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문제 삼는 듯한 입장을 내 역사적·정치적 논쟁으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