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투수들의 무덤' 겁낼 필요 없다, '천적' 사라지고 장타 억제력도 '전성기급'

양정웅 기자 2023. 8. 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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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 /AFPBBNews=뉴스1
부상에서 돌아온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년 만에 '투수들의 무덤'에 선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땐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류현진은 오는 9월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이번 경기는 류현진의 올 시즌 6번째 등판이다. 지난해 6월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후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경기에서 컴백한 그는 올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의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기록한 7실점 중 비자책점이 5점이나 될 정도로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으로 대량실점을 막아내고 있다.
4년 만의 쿠어스 필드 원정, 그래도 'OPS 1.591' 천적은 사라졌다
쿠어스 필드.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등판하는 쿠어스 필드는 빅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 친화 구장이다. 해발 16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멀리 뻗어나가는 성향을 보인다. 이에 심심찮게 타격전이 일어나곤 한다. 지난 6월 25일에는 LA 에인절스가 구단 최다득점 기록인 25점을 내며 대승을 거뒀다.

이번 등판은 류현진의 7번째 쿠어스 필드 원정이다. 앞서 그는 LA 다저스 시절 6경기에 나와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로 다소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7년에는 3경기에서 홈런 4방을 얻어맞으며 3패와 평균자책점 10.13이라는 부진을 겪었다. 특히 그해 5월 12일 등판에서는 개인 빅리그 최다인 10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지난 2019년 8월 1일(한국시간) 쿠어스 필드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다만 못 던진 경기만 있는 건 아니다. 쿠어스 필드 첫 등판이었던 2014년 6월 7일 경기에서는 6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선발승을 챙겼다. 또한 마지막 경기였던 2019년 8월 1일에는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선보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4년 사이 '천적'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가 사라졌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류현진은 통산 아레나도를 상대로 피안타율 0.516(31타수 16안타), OPS 1.591로 부진했다. 아레나도는 특히 2017시즌에는 류현진 상대 10타석 9타수 8안타 3홈런 1볼넷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20시즌을 끝으로 아레나도는 콜로라도를 떠났고, 현재 콜로라도 타선에서 류현진과 자주 만난 선수는 찰리 블랙몬(류현진 상대 타율 0.343, 1홈런) 정도만 있다.

놀란 아레나도가 콜로라도 시절인 2017년 류현진에게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강한 타구 허용 줄어든 류현진,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은 복귀 후 5경기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 88.5마일(약 142.4㎞)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수술 전인 2021년(89.3마일, 143.7㎞) 수준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볼티모어와 첫 경기에서도 9피안타 중 2루타 이상 장타를 4개나 맞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4경기에서 류현진이 맞은 장타 개수 역시 4개다. 그나마도 27일 클리블랜드전에서 홈런 2방과 2루타 하나를 맞은 걸 빼면 훨씬 줄어든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낙차가 크고 느린 커브까지 추가하면서 레퍼토리가 다양해진 게 상대 타자들이 쉽사리 공략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비록 표본은 적지만 앞선 등판까지 류현진의 하드 히트(타구 속도 95마일 이상 타구) 비율은 30.6%로, 아메라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올랐던 2020년(29.8%) 수준까지 떨어졌다.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잘 요리하고 있다. 콜로라도전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땅볼 비율이 높은(통산 뜬공 대비 땅볼 비율 0.96, 리그 평균 0.79) 류현진은 쿠어스 필드에서 투수들이 무너지는 원인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
크리스 플렉센. /AFPBBNews=뉴스1
한편 이날 류현진과 맞붙을 콜로라도의 선발투수는 우완 크리스 플렉센(29)이다. 그 역시 류현진처럼 KBO 리그 경험이 있다. 2020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거둔 그는 이듬해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다. 그는 첫해 14승을 거두며 '역수출 신화'를 이뤄내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시애틀에서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한 후 방출됐고, 콜로라도에서는 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87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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