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 '치악산' 시사회장 기습 시위…"모든 액션 취해 개봉 막을 것"

김보영 2023. 8. 3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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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 "생계 문제, 가처분 결과 관계 없이 손해 청구"
'치악산' 시사회 강행…감독, 배우들 입장은
(사진=윤기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공포 영화 ‘치악산’(감독 김선웅)이 개봉 전 실제 지명을 배경으로 한 영화 제목 사용으로 강원도 원주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원주시 사회단체협의회 측이 영화 ‘치악산’의 언론배급시사회 현장에서 기습 시위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협의회 측은 3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치악산’의 언론배급시사회에 앞서 ‘영화 치악산 개봉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원주 시민을 무시하고 영화의 개봉을 강행하고 있는 영화제작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영화 ‘치악산’ 개봉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치악산’의 제작자 측이 원주시와 진행한 2차례의 협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채 막무가내식으로 영화 시사회 및 개봉을 밀어붙여 36만 원주시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있지도 않은 치악산 토막살인 괴담을 영화 홍보에 이용해, 포탈사이트 검색어에 ‘치악’만 검색을 해도 ‘치악산 괴담’과 ‘치악산 토막살인’이 나오게 만들고, 원주시민들을 대표한 단체들의 영화 개봉 반대 성명서 발표에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악산은 전 국민이 모두 아는 은혜갚은 꿩의 전설에 따라 이름 지어진 국립공원으로,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산이며, 3만여 명의 원주 농업인들의 생계가 달린 복숭아, 배, 사과. 고구마, 옥수수 등의 농작물 브랜드명이기도 하다”며 “이렇듯 수많은 관광, 농업 종사자와 원주시민들의 생계가 달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목 변경과 같은 원주시의 공식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없는 입장문만 내놓고,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그대로 영화 개봉 일정을 밀어붙이는 영화 제작사의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협의회는 이와 함께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늘 이후로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영화 개봉을 당장 중단할 것이며, △영화 제목에서 ‘치악산’ 세글자를 절대 사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을 시, 최근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더불어 손해배상 소송 청구 등 어떠한 조치도 불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영화 ‘치악산’의 언론 배급 시사회는 3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다. 영화 상영 후 이어지는 기자간담회에서 김선웅 감독과 주연 배우 윤균상, 김예원, 연제욱, 배그린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

오는 9월 13일 개봉을 앞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물이다.

‘치악산’은 현재 실제 지명 ‘치악산’을 배경으로 내세운 스토리와 영화제목으로 원주시 및 주민, 농어업, 상권 등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다.

이에 강원도 원주시 측으로부터 제목 변경을 요구받는 갈등에 직면했다. 급기야 원주시는 제작사가 영화 제목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영화 상영을 막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

반면 제작사는 영화의 제목 변경과 본편 내에 등장하는 ‘치악산’을 언급하는 부분을 모두 삭제해달라는 원주시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그렇게 된다면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촬영해야 할 정도로 이야기의 연결이 맞지 않으며, 주요 출연 배우 중 한 명이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재촬영 역시 불가한 상황인 점 양해해 주십사 요청드렸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해달라’는 원주시의 요청에 대해서는 “본편 내에 이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가 기입되어 있는 점 안내했다”며 “다만 해당 문구가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 부분에 위치해 있어, 보다 많은 관객분들께 노출될 수 있도록 본편 상영 이후 바로 등장하도록 재편집을 진행하는 방향 역시 함께 고려 중”이라고 부연했다.

또 최근 감독의 개인 SNS 계정에 게시된 비공식 포스터가 유출돼 온라인에 확산된 상황에 대해서는 “원주시에서 가장 우려하시는 부분은 ‘토막 난 사체’가 포스터에 등장할 정도로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잔혹하고 폭력적일 거라는 오해를 하고 계셨기에, 해당 부분에 대하여 심의 과정에서 ‘15세이상관람가’ 평가를 받은 점을 설명드리고 원주시 관계자분들과 지역주민분들을 위한 단체 시사회를 진행하여 오해를 해소하고자 제안드렸다”며 “아울러 이외에도 개봉 준비와 함께 원주시와 지역주민분들의 불안을 해소코자 다방면으로 홍보와 함께 충분한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전달드렸다”고 해명했다.

다만 원주시협의회 측은 제작사의 설명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공고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정윤 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장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와 관계없이 원주시민들과 농업, 관광 등 종사자들의 생계와 지역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치악산’의 제작사 등 관계사 측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관련한 모든 액션을 취할 예정”이라며 “원주시와 두 차례 협의 이후 제작사 측에선 어떠한 소통도 우리와 나눈 적이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 끝나지 않고 영화 개봉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을 계획 중이다. 원래 자신은 농사 짓는 사람인데 농사 일도 제쳐두고 서울까지 올라왔다. 그만큼 우리 생계와 이미지가 달린 중대한 일이다. 영화 개봉 후 이미지 타격으로 농업, 관광 등 생산 종사자들의 이익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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