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오염처리수’ 명칭 변경 요구에… 박진 “처리 전과 후 구별해야”

박진 외교부 장관은 3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명칭과 관련해 “오염수를 처리하기 전의 오염수와 처리한 다음의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 등 여러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구별해서 부르는 것이 보다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여권을 중심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명칭 변경 요구가 나오고 있다.

3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이런 견해를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후쿠시마 오염수의 명칭을 ‘오염 처리수’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쳐 방류한다는 점에서 ‘처리수’라고 불러왔지만 정부는 그동안 ‘오염수’라는 명칭을 고수해왔다.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전 정부에서부터 오랫동안 오염수라는 명칭을 써왔고, 방류에 대한 국민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후 국내 여권에서도 명칭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이에 정부가 화답하는 모양새다.

영미권 당국자나 언론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지칭할 때 ‘후쿠시마 물’(water), ‘폐기수’(waste water)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외교부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후쿠시마 물’(the Fukushima water)이라는 중립적 표현을 썼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