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 50조 넘기나…내년에도 세수 불황 이어진다
역대급 세수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이 지난해보다 43조원 넘게 덜 걷혔는데 연말로 갈수록 세수 부족분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지금 추세라면 8월부터 세금이 작년만큼 걷힌다고 해도 48조원의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
세수 진도율(연간 목표치 대비 실제 걷은 세수 비율)은 54.3%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다.
하반기에 작년과 같은 규모로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하면 올해 세수는 세입예산(400조5000억원)보다 약 48조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급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하반기 세수 성적표를 가를 최대 변수는 법인세다. 통상 기업들은 전년도 사업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이듬해 3월 말까지 국세청에 신고·납부한다. 그 사이 상반기 소득에 대해선 중간예납이라는 중간정산 절차를 거친다. 가령 올해분 법인세를 내년에 한번에 다 내는 게 아니라 올해 8월에 일부 내는 것이다.
중간예납 세액을 계산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의 절반(공제 및 감면세액을 차감)을 내거나 상반기(1~6월) 실적을 가결산하는 방식이다. 실적이 전년 대비 좋다면 대부분 기업은 세무 비용 등을 감안해 전년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낸다.
하지만 올해와 같이 실적이 곤두박질쳤을 때는 예외다. 전년보다 악화한 상반기 실적을 가결산해 더 적은 금액의 법인세를 내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올 상반기 손실을 낸 기업은 중간예납 때 법인세를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속속 발표 됐는데 전년 대비 안 좋기 때문에 (예년과 달리) 가결산을 많이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작년 대비 올 하반기에 걷히는 법인세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올해 세수 40조원 이상의 세수 부족이 발생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내년도 예산안 상세브리핑에서 "현재 약 40조원 수준의 세수감이 일어나고 있고 (세수 부족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 그것보다 조금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기업실적 둔화에 따라 법인세가 저조하게 걷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법인세가 올해 예산보다 26%(27조3000억원) 적은 77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개정한 법인세율 인하 조치가 내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것을 감안한 추산이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자산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양도소득세(22조4000억원)도 7조3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도 올해보다 1조7000억원 가량 적은 23조1000억원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박 정책관은 "종부세는 분납세액도 있어 올해 12월 고지하면 2023년에 다 내는 사람도 있지만 2024년에 내는 부분도 있다"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이 올해 세수에 영향을 줄텐데 내년 (세수)에도 영향을 줄수 있어서 그 부분을 감안해 내년도 세입예산을 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의 올해 세수 추계가 정확하지 않은 가운데 편성된 내년 세입 예산안의 신뢰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정책관은 "내년 세입예산을 짤 때 어떤 세목은 올해 세수가 중요한 베이스로 작용하고 또 어떤 거는 내년 거시상황 변수 자체가 중요한 세목도 있다"며 "내년도 세입 예산안을 짤 때는 모든 정보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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