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중재’ 약속해놓고 조건 붙인 정부…野 “사기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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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31일 예정했던 2022 회계연도 결산 처리를 미뤘다.
전날 열린 외통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선 민주당은 10월에 열리는 런던협약·의정서 총회에서 정부가 오염수 방류 관련 중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시정요구를 해 외교부 차관은 긍정답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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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방류 과정서 문제 있으면 필요한 조치 한다는 취지"
野 "어제 합의한 결론과 정반대, 사기 당하는 느낌"
與 "IAEA 검증해서 중재해봐야 말짱 도루묵, 시정요구를 고쳐야"
[파이낸셜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31일 예정했던 2022 회계연도 결산 처리를 미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바뀌어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면서다. 외교부가 전날 런던협약·의정서 총회에서 중재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지만 박진 장관은 하루 만에 이를 부정했다.
전날 열린 외통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선 민주당은 10월에 열리는 런던협약·의정서 총회에서 정부가 오염수 방류 관련 중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시정요구를 해 외교부 차관은 긍정답변을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박 장관에게 중재 절차 진행을 요청했지만 ‘방류 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문제제기’라는 조건부 답변을 내놨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는 중재가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한 바 없고, 현재로서는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일본의 계획대로 방류한다면 문제가 없을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이자 소위원장인 이용선 의원은 “(소위 회의) 22번 안건(중재 절차 진행)이 핵심현안이었는데 지금 박 장관의 답변은 완전히 거꾸로”라며 “투기도 아니고 유엔 해양법 위반도 아니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면 어제 합의한 결론과 정반대인데, 이런 결산을 통과시킨다는 건 사기를 당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은 “시정조치를 하겠다는 게 런던협약 위반 여부를 다루도록 중재 절차를 하는 것으로, 일본 동의와 상관없이 우리가 주장하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일본의 방류 계획에 동의하고 문제없다고 하면 중재를 못하니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에 “민주당 의원들의 시정요구 내용은 잘 알고 있고, 차관의 답변은 추후 방류 과정에서 문제가 있거나 국제법상 의무 준수가 안 된다고 판단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라며 “지금 중재 절차를 검토하고 있진 않고 시정요구에 대해선 심층 검토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시정요구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박 장관 답변과 시정요구 글이 다르다. 박 장관 답변은 문제가 생기면 문제제기를 하겠다는 조건부이고, 시정요구 내용은 10월에 중재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이미 문제 없다고 해서 (중재 절차) 해봐야 말짱 도루묵이다. 민주당은 IAEA 검증을 부정해서 그러는 것이니 시정요구 사항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재 절차 추진 입장 번복으로 민주당 반발이 지속되자 외통위원장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정회를 선포했다. 다만 국무위원들이 참석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열려 박 장관도 출석해야 하기에 이날 속개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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