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취급받던 서부트럭터미널, 최고 25층 '랜드마크'로 대변신

한민구 기자 2023. 8. 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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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7년만에 개발계획 승인
1000가구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
첨단 물류시설·쇼핑센터 들어서
2025년 착공·2028년 준공 예정
[서울경제]

서울시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이 1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 아파트와 대형 쇼핑센터, 물류 시설을 갖춘 도시형 첨단물류단지로 2028년 탈바꿈한다. 국토교통부 시범 사업지로 선정된 지 7년 만에 서울시로부터 물류단지 계획안을 승인받으면서다. 시설이 노후화되며 지역 흉물로 인식돼온 서부트럭터미널이 개발에 속도를 다시 내면서 서남권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양천구 신정동 1315 일대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계획(안)을 승인 고시했다고 밝혔다. 터미널(면적 10만 4244㎡)은 물류·유통·상업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지하 7층~지상 25층 규모의 종합 시설로 거듭난다. 용도는 물류 시설, 지원 시설(업무·주택 등), 공공기여 시설, 상류 및 지원 시설(상업·여가 등) 등으로 구성됐다. 양천구의 주택건설사업 계획 승인과 건축 허가 등을 거쳐 2025년 상반기 중 착공을 시작해 2028년 준공될 예정이다.

건축 계획에 따르면 남측 복합 시설 용지(6만 6215㎡)는 용적률 340%, 건폐율 60% 이하가 적용돼 지하 7층~지상 15층으로 조성된다. 지역에 부족했던 대형 쇼핑센터와 오피스텔(225실), 첨단 물류 시설이 들어선다. 자동화 분류 기능 및 상품의 입고·분류·배송 등 고객에게 도착하는 전 과정을 처리하는 풀필먼트(물류 일괄 처리) 시설과 신선식품의 보관·포장·가공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콜드체인 시설, 지역 상생형 공유 창고 등이 예정됐다. 기존 물류 터미널 기능은 물류 시설 지하로 배치해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이 외에도 창업 기업 입주, 창업 상담, 강당 등으로 구성된 창업 지원 시설과 수영장, 피트니스룸, 스쿼시, 볼링장, 탁구장, 스크린골프, 실내 테니스장, 다목적 체육관 등으로 이뤄진 신정체육센터가 신설된다.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배치도. 사진 제공=서울시

북측 지원 시설 용지(3만 1260㎡)는 용적률 430%, 건폐율 60% 이하를 적용받아 지하 5층~지상 25층, 총 984가구(공공임대 9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사업지 주변 도로 확장(1~3차로)과 오리로 북단 단절도로 신설 등 교통 기반 시설(인프라)도 확충된다. 사업 부지의 총 연면적은 76만 ㎡로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인 하남스타필드 연면적 46만 ㎡의 1.7배에 달한다. 다만 이 같은 건축 계획과 가구 수는 인허가 과정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사업시행자는 서부터미널을 운영하던 ‘서부티엔디’다. 토지 소유자가 직접 개발하는 민간 개발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공기여 총량은 약 1042억 3000만 원(토지가의 20.8%)이다. 회사는 앞서 마찬가지로 회사 소유였던 용산관광버스터미널을 서울드래곤시티호텔로 개발한 바 있다.

서부트럭터미널 일대는 노후화된 물류 시설로 인해 지역의 흉물로 인식돼온 곳으로 사업 이후 발전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돼왔다. 이에 2016년 6월 국토부는 이곳을 서초구 한국트럭터미널, 금천구 시흥산업용재유통센터 등 전국 6개 물류 터미널과 함께 ‘도시첨단물류단지’ 시범 단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2020년 6월까지 서울시 주무 부서가 도시계획국 시설계획과로 배정되며 물류시설법(물류 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대신 국토계획법(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사실상 사업이 답보 상태에 놓여왔다.

사업에 속도가 붙은 건 시가 2021년 5월 교통실에 물류정책과를 신설하고 도시첨단물류단지 건설 등을 주 업무로 배정하면서다. 이 경우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전 자문을 받지 않고도 통합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에서 통합 심의가 가능해진다. 이에 사업시행자는 지난해 1월 ‘도시첨단물류단지 계획안’을 수립해 시에 제출했고 시는 상반기 물류단지계획심의위 통합 심의를 거쳐 국토부 시범 단지 중 전국 최초로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시는 도시형 첨단물류단지가 조성되면 환경 및 교통 개선, 생활 서비스 등 지역 주민 편의 시설을 유치할 수 있게 돼 서남권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본궤도에 오르는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을 통해 서울시 내 물류 서비스 향상, 낙후 시설 개선, 기반 시설 확충까지 다각도의 기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부트럭터미널 도시첨단물류단지가 서남권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행정절차 지원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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