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新시장 창출 핵심 반도체, 창의적 도전이 필요하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서울경제]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컴퓨팅 산업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 받는다. 2분기 실적도 전망치를 20% 웃도는 13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주가는 8월 말 기준 연초 대비 3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PC 내 게임 성능을 위한 보조 역할로 인식됐던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PC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던 엔비디아가 왜 갑자기 전 세계의 주목받는 제품과 기업이 된 것일까.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필요한 GPU 시장의 절대적 강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50년 간 기술혁명의 중심 역할 중 하나를 맡아 온 반도체의 수요처는 1990년대 PC, 2010년대 모바일 기기, 2020년대 서버 순으로 전환되고 확장됐고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도 2022년 6000억 달러에 근접하면서 90년 대비 6배 규모로 커졌다. 최근 서버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의 AI 기반 서비스가 도입되면 반도체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수요처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이 확대되면서 전력 관리, 운전통제 등을 위한 반도체의 종류와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기술이 관련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지원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반도체 수요가 여타 산업에서도 급격히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도체는 편의성을 높여 주지만 인간의 안전과 건강 등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통해 사고를 줄임으로써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저전력 반도체의 사용 확대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도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건강 위험 증상을 신속히 발견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 첨단 정보통신 기기 뿐만 아니라 금융과 의료 등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AI 분야는 반도체 기술이 없었다면 성장 속도가 더뎠을 것이다.

최근 GPU 수요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의 수요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며 AI의 활용이 확대될수록 우리 반도체 산업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임을 알 수 있다. 향후 기존의 반도체 수요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활용 분야를 찾으려는 창의적 도전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확대되고 이러한 도전에 반도체가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반도체 산업에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과 연계해 여러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사회 각 분야에서 강화되는 것이 미래의 엔비디아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