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중증 과민증 있음 안돼"…면역항암제, '이것' 주의

송연주 기자 2023. 8. 3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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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관문억제제 안전투여 안내 배포
새 면역 관련 이상 반응 나타나기도
자가면역질환자·이식환자 투여주의
[서울=뉴시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배포한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안전투여 안내서’ 중 일부. (이미지=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제공) 2023.08.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일반 항암제보다 이상사례 발생이 낮다고 알려진 면역관문 억제제(면역항암제).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발생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

31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400여개 종합병원 등에 배포한 '면역관문 억제제 안전투여 안내서'에 따르면, 면역관문 억제제 투여 후 발생하는 이상사례는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에서 보이는 골수 억제, 구토, 탈모 등의 이상사례가 적고 대부분 증상도 가볍지만, 드물게 치명적인 이상사례가 발생한다.

주류로 자리잡은 ICI…일반 항암제보다 치명적 부작용 발생 적어

면역항암제란 암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몸속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암제가 몇 개월 생존을 연장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면, 면역항암제는 일부 환자에게 매우 높은 치료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주류로 자리 잡았다. 단독 또는 여러 종류 항암제와 함께 병용 투여할 수 있으며, 적용할 수 있는 암종도 크게 늘었다.

현재까지 허가된 면역관문 억제제로는 성분별로 니볼루맙, 더발루맙, 도스탈리맙, 세미플리맙, 아벨루맙, 아테졸리주맙, 이필리무맙, 트레멜리무맙, 펨브롤리주맙이 있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와 암세포가 결합하는 길목인 '면역관문'을 이용해 자신을 숨겨 우리 몸의 면역세포로부터 공격당하지 않는다. 면역항암제의 한 종류인 면역관문억제제(ICI)는 이 면역관문을 억제함으로써 면역세포의 항종양 기능을 활성화한다. PD-1, PD-L1, CTLA-4 같은 관문을 봉쇄한다.

면역관문 억제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어서 기존 항암제에서 나타나던 이상반응이 상대적으로 낮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면역관문 억제제 투여 후 발생하는 치명적인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0.3~1.3%로 추정된다. 기존 항암제 치료 관련 위험보다 낮다고 알려져 있다.

새로운 면역 관련 부작용 나타나기도…심각하면 사망까지

그러나 기존 항암제에서 나타나지 않는 새로운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 생기기도 한다. 약이 환자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과정 중 다양한 장기에서 나타나며, 이를 면역 관련 이상반응이라 부른다.

흔하게 발생하는 이상사례로는 ▲발진 및 가려움 등 피부 관련 증상 ▲설사 및 염증성 장질환 ▲기침 및 호흡곤란 ▲관절 및 근육 통증 ▲두통 및 피로감 등이 있다.

2014~2022년 9년간의 국내 면역관문 억제제 관련 다빈도 이상사례 보고(의약품부작용보고원시자료)를 보면, 피부(발진 및 가려움) 관련 증상 보고가 가장 많았다. 이어 장(설사 및 염증성 장질환) 및 간 관련 증상, 폐(호흡기) 관련 증상, 관절 및 근육 관련 증상, 내분비(호르몬) 관련 증상 순이었다.

피부 관련 증상은 두드러기, 가려움, 염증, 발진, 백반증을 동반한다. 장 관련 증상은 평소보다 잦은 설사, 검고 점성이 있거나 혈액이 묻어나오는 변 등이 보고됐다. 폐 관련 증상은 기침, 호흡관란이 보고됐다. 관절 관련 증상은 관절·근육 통증, 근육 약화 등이다. 내분비 관련 증상은 두통, 피로감, 몸무게 감소 등이다.

이런 이유로 약물에 중증 과민증이 있는 환자에게는 면역관문 억제제를 투여해선 안 된다. 자가면역 질환이 있거나 과거력이 있는 환자,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등에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심각한 이상사례는 발생이 드물어도 치명적일 수 있고, 심각한 이상사례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약제 투여 후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면 의료진에게 알리거나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증 이상사례 발생 시 대부분은 면역관문억제제 사용을 유지하면서 경과 관찰을 하거나 필요 시 증상 치료를 할 수 있다.

중증 이상사례가 나타나면 면역관문 억제제를 일시 또는 영구 중단할 수 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기타 면역억제제(종양 괴사 억제제 등)를 사용할 수 있다.

오정완 원장은 "면역관문 억제제 투약 환자들이 이번 안내서를 쉽게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안전하게 투여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전국 400여개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등에 이 안내서를 3만8000부 배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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