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FD 서비스 내일부터 재개

메리츠 등 4곳 CFD거래 먼저 재개
키움·신한 등 거래 재개 여부 미정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지난 4월 주가조작 사건에 악용돼 중지됐던 증권사 차액결제거래(CFD)가 다음 달 1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CFD는 주식 등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 변동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전문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먼저 다음 달 1일부터 CFD 서비스를 재개한다.

지난 6월 CFD 사업을 철수한 SK증권 외에 다른 증권사들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서비스 재개 여부와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10월 중 CFD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준비 과정에서 연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DB금융투자 등은 CFD 재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기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KB증권은 "금융당국의 권고안에 따라 CFD 관련 정보 투명성 제고 등 규제 보완에 대해 전산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익래 전 회장이 라덕연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키움증권을 비롯해 기존에 CFD를 실시했던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삼성증권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국내 및 해외 CFD 신규계좌개설 및 신규주문 중단이 9월1일 이후에도 유지될 예정"이라며 "거래재개 여부와 시기는 추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도 "현재 재개 여부는 미정"이라며 "9월 재개로 준비했으나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후에 재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CFD 서비스 재개 여부를 두고 증권사들이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다음 달부터 CFD 거래를 재개하는 증권사들은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CFD가 내달 재개됨과 동시에 투자자 보호 강화 조치와 각종 제도 보완 장치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는 금융감독원 행정지도로 운영해오던 CFD 최소 증거금률(40%) 규제가 상시화되고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에 CFD 취급 규모도 포함된다. 11월 말까지는 CFD 규모의 50%만 반영, 12월1일부터는 100% 반영할 예정이다. 또 증권사는 매일 금융투자협회에 투자자 CFD 잔고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금융당국이 대대적 제도보완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은 CFD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며 사업을 철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당국의 강화된 규제에 맞춰 CFD 서비스를 속속 재개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FD를 운용하는 증권사들은 인력이나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상황이라 금융당국이 새로 내놓은 강화된 규제에 맞춰 운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면서 "CFD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지는 재개 이후 1~2개월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