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트러플 멧돼지', 60년 전 핵실험 여파로 방사능물질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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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 주 숲속에 서식하는 멧돼지들이 기준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이 2019~2021년 바이에른 인근 11개 지역에서 수집한 멧돼지 고기 샘플 48개 중 88%에선 독일 식품당국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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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에른 주 숲속에 서식하는 멧돼지들이 기준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이에른 주에서 약 1986km 떨어진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1960년대 초반 이뤄진 핵실험의 영향이 오늘날까지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오르그 스타인하우저 오스트리아 빈공대 교수 공동 연구팀은 바이에른 인근 지역에서 멧돼지 고기 샘플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멧돼지가 높은 수준의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31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2019~2021년 바이에른 인근 11개 지역에서 수집한 멧돼지 고기 샘플 48개 중 88%에선 독일 식품당국의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흔히 유럽 공기 중에 떠도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아닌 주로 핵무기 폭발에 의해 생성되는 세슘-135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멧돼지들이 60년대 유럽에서 이뤄진 핵무기 실험에 영향을 받은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멧돼지들은 송로버섯(트러플)을 통해 세슘을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비가 내리면서 토양 깊숙히 뿌리내린 방사성 입자가 곰팡이에 축적됐고, 송로버섯을 통해 멧돼지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바이에른지역의 '별미'로 여겨지는 이 지역 멧돼지들은 송로버섯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스타인하우저 교수는 "오래 전에 벌어진 핵 무기 실험의 여파가 여전히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핵실험이 일어날 때마다 세슘이 유럽 북부 전체 땅 속에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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