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정치중립' 논란에 선관위, 행정부처에 '의무 준수' 공문 발송

선관위 "분위기 과열"…통상 선거보다 빨리 발송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회계연도 결산 관련 정부측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3.08.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행정부처에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곧 발송할 계획인 것으로 31일 파악됐다.

최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는 등 총선을 7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고 보고 공문을 발송한다는 설명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공무원의 선거 개입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공문을 곧 보낼 계획"이라며 "통상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보내는데, 이번에는 조금 빨리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야가 원 장관 발언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하는 등 이런 일이 앞으로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미리 보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통상 선거를 앞두고 각 행정부처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9조는 공무원이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가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공문 발송 시기는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지만, 선거가 조기에 과열된다고 판단될 경우 발송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선관위 측 설명이다.

원 장관은 앞서 지난 24일 보수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조찬 정기세미나에서 윤석열 정부 부동산과 교통정책 성과 등을 강연했다.

원 장관은 이 강연에서 "국토부 장관을 하는 마지막 1시간까지 민생, 지역 현안, 교통과 인프라 발전을 위해 '여당의 간판'을 들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 대해 밑바탕 작업을 하는 데 모든 힘을 다 바치고, 제 시간을 쪼개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몇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정권교체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 장관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다음 날인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선관위는 민주당이 원 장관을 검찰에 고발한 이후 내부적으로 진행하던 정치적 중립 규정 위반 여부 검토를 중단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선관위가 별도로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검토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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