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능폭력정권 향한 국민항쟁"…무기한 단식 선언

신진환 2023. 8. 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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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논쟁·日 오염수 현안 등 거론하며 尹정부 비판
"무도한 정권 심판하고 민주주의 바로 세우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늘부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6년 6월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안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다 11일째 단식을 중단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사죄하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할 것과,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1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야당을 겨냥해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을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둘러싼 논란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과 맞물린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지난 7월 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숨진 고(故) 채모 해병대 상병 사망 경위를 둘러싼 수사 외압 논란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그는 먼저 "정권은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위협하고 해양주권을 침해하는 일본의 핵폐수 투기테러에도 저항하기는커녕 맞장구치면서 공범이 됐다"면서 "어민, 횟집, 수산 종사자들의 생업이 위협받고, 국민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는데, 대통령은 '1+1을 100이라 하는 선동세력'이라며 국민과 싸우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먹고사는 것도 어려운데 이념전쟁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면서 "독립전쟁영웅 홍범도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며 흉상 철거를 공언했다. 그 자리에는 독립군을 때려잡던 간도특설대 출신이 대신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려고 했던 지역주의 부활도 걱정해야 될 판"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심각한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국가의 부름에 응했다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청년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재발을 막아야 될 정권이 책임을 묻기는커녕 진실 은폐에 급급하다. 은폐 이유가 대통령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니까 은폐를 거부한 수사단장을 구속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 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느닷없이 대통령 처가 땅 쪽으로 바뀌고 의혹이 제기되자 수조 원대 국책사업을 느닷없이 백지화한다"면서 "권력 사유화와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민생과 경제지표가 악화한 점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 대표는 "복합위기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마저 신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해도 이자 갚기조차 벅차다"고 짚었다. 이어 "고물가·고환율·고금리는 지속되고, 일자리 부족, 수출 부진에 내수 부진까지 겹쳐서 경제지표가 온통 빨간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번 돈을 모두 대출이자 갚는 데 쓰느라, 생활조차 어려운 국민이 도처에서 신음하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 초부자감세로 나라 곳간을 거덜 내고도 그 책임을 전부 서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회=이새롬 기자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를 거론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 의무인데 국가는 대체 어디로 갔나.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무능하고 뻔뻔한 정부로 인해 국민은 무정부 상태를 각자도생하며 버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의 선임하며 이명박(MB)식 언론 탄압을 재개했다고 규정했고, 정권이 이념에 따른 국민을 갈라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게 나라인가.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되물으면서 "폭정 속에 무너지는 민생과 민주주의를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역사적으로 국가 위기 상황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해 왔다"면서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 참여하고 행동할 때 비로소 한 걸음씩 전진해 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 항쟁'을 독려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끝으로 "오늘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첫날이 될 것"이라며 "이념보다 민생, 갈등 보다 통합, 사익보다 국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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